모래판 뒤흔들 당찬 예고 밝혀
'70~75㎏ 체급' 체중 감량 최우선
내달 설날장사서 기량 발휘할것
"2개 타이틀 수확 묵묵히 최선"
갑진년 씨름계 지각변동을 예고한 최대 화두는 '소백급'(1월17일자 16면 보도=씨름판 뒤집을 '소백급'의 탄생)이다. 프로 씨름에 처음 들어설 경량 체급에서 어떤 선수가 두각을 나타낼지는 아직 미지수.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수원시청 임종걸(25)은 당당히 '소백장사'에 오르겠다고 공언한다.
"소백급은 대학부 경장급(75㎏ 이하)과 아예 무게가 적게 나가는 고등부 경장급(70㎏ 이하) 사이에 있는 체급입니다. 현재로써는 체중 감량이 관건인데, 그래도 예전에 대학부 경장급에서 활동할 때 성적을 잘 냈거든요. 기대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도 있습니다."
영월군청에서 이적한 지 한 달째. 수원시청 씨름단에서 새로이 샅바를 잡게 된 신입 단원의 답변에서는 설렘, 고민, 열정이 묻어났다. 임종걸은 "씨름 명문으로 알려져 있어 워낙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갖던 수원시청에 오게 돼 기쁘다"고 입단 소감을 이야기하며 올해 목표를 차근차근 들려줬다.
소백급은 미지의 영역이다. 기존에 있던 70㎏ 이하도 75㎏ 이하도 아닌 72㎏ 이하 급으로 잠정 결론 나면서, 각 팀에서도 저마다 대응 전략을 짜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떤 선수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태백급(80㎏ 이하)과 대학부 경장급(75㎏ 이하) 사이에서 저울질해야 한다.
이런저런 고민을 이어가던 임종걸이 세운 최우선 목표는 '체중 감량'이다. 현재 몸무게는 82㎏. 소백급에 나서려면 10㎏가량 줄여야 한다. 그는 "증량보다는 감량이 몇 배는 더 힘들다. 관건은 실속 있게 균형 잡힌 체격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소백급에서는 체중을 체급에 맞게 감량하고서, 시합 날 컨디션을 잘 이끌어내는 선수가 경기에서 우승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물론 당장 몸무게를 줄여야 하는 건 아니다. 소백급이 올해 하반기께부터 도입될 예정이라 상반기까지는 태백급으로 모래판에 서야 한다. 사실상 태백급에서 성과를 내는 동시에 체중을 크게 줄여 소백급에 출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셈이다.
"당장 다음 달에 충남 태안에서 설날장사씨름대회가 있거든요. 아직은 소백급이 없는 데다, 이전 팀인 영월군청에서 태백급으로 뛰었던 만큼 그간 연습했던 걸 보여드려야 하죠."
현재 수원시청 태백급에는 스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문준석(33), 허선행(25) 등은 그간 태백장사에 수차례 등극했다. 임종걸은 대학씨름 경장급(75㎏ 이하)에서는 무수히 우승을 거뒀으나, 프로씨름 태백급에서는 한번도 장사에 오르지 못했다.
동료들의 기세에 주눅이 들 법도 하나, 임종걸은 오히려 같이 훈련하면서 제대로 배워보겠다는 심산이다.
그는 "수원시청에 입단하고서 형들하고 친해지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영월군청에 있을 때 수원시청하고 자주 연습 훈련을 했었다"며 "훈련 때 준석이 형(문준석 선수)이 옆에서 많이 알려준다. 선행이(허선행 선수)하고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친하다"고 웃어보였다.
소백장사와 태백장사. 2024년 두 개의 장사 타이틀 수확에 나서야 하는 임종걸. 그는 잘 해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 그리고 외부의 기대 어린 시선을 감당하고서 맡은 바를 묵묵히 해나가겠단 포부를 전했다.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임종걸 장사', 무조건 소백장사를 이루는 거예요. 수원시청에는 장사 출신 형들이 많아서 저도 뒤를 이어가고 싶거든요. 부족한 걸 계속 찾아내면서 뒤처지지 않도록 그저 열심히 훈련에만 집중하려 합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