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용인 농서동 도로 등 침하
구청, 배관공사 추정 '작업중지'
삼성측 "원인 규명 적극적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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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농서동의 한 도로가 지난 10일 땅꺼짐으로 침하된 모습. 2024.1.10 /독자 제공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인근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땅 꺼짐(싱크홀) 등이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와 도로 점용 허가를 받은 삼성전자는 기존 관로 파손에 따른 토사유출로 인한 지반침하와 인근에서 진행 중인 공사의 영향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22일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4시44분께 용인시 농서동의 한 도로에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가로 3m·세로 8m(깊이 1.5m) 규모의 대형 땅 꺼짐으로, 통행 중 지게차가 빠진 것 외에 인명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버스와 대형 화물차가 자주 오가는 도로 특성상 자칫 큰 피해로 번질 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다.

사고 발생 다음 날인 11일 기흥구청은 당시 땅 아래에서 삼성전자가 진행하던 노후 상수도 배관 교체 작업을 중지시키고 지반침하에 대한 원인 조사를 요청했다. 해당 도로는 공사를 위해 삼성전자가 지자체로부터 점용 허가를 받은 곳으로, 사고관리책임도 삼성전자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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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찾은 용인시 농서동의 한 왕복 2차선 도로. 삼성전자 점용 도로인 이 도로에 씽크홀이 발생한 이후 임시로 메워져 있다. 2024.1.22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기흥구청 관계자는 "추가 지반침하 우려가 있어 공사를 중지시킨 것"이라며 "(공사 재개는) 원인 조사와 제대로 된 예방책이 제시돼야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 사고 앞뒤로 부근에서 땅 꺼짐과 같은 유사 사고가 발생해서다. 앞서 지난 7일 사고 발생 지점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도로의 일부 표면이 부서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싱크홀 발생 9일 뒤인 19일 오전 7시께에도 인근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은 기흥구청과 함께 해당 도로를 통제하는 등 현장 안전조치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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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찾은 용인시 농서동의 한 왕복 2차선 도로. 삼성전자 점용 도로인 이 도로에 씽크홀이 발생한 이후 임시로 메워져 있다. 2024.1.22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이날 사고 현장에서 만난 김모(54)씨는 "상수도 공사 이후 (10일) 싱크홀뿐 아니라, 1월에만 이 근처에서 여러 차례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을 봤다"며 "왕복 2차로면 사고발생시 피하기도 어려운데 또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지자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 원인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발주한 상수도 관로공사와 (씽크홀의) 상관관계는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원인 규명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기흥구청, 시공사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