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부부 지원·한의과 설치 명문화
6년간 활동… 각종 조례개정 '성과'
한의약 전담팀 신설도 빼놓을 수 없어
보건의료체계는 여전히 양의학 중심
실손보험 보장 포함되도록 노력할 것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습니다."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경기도 내 한의약 육성·지원 사무를 담당하는 한의약팀이 지난해 12월 신설됐다. 대한민국은 한의학과 양의학, 의료 이원화제도를 택하고 있지만 사실상 양의학 중심으로 운영되는 보건의료체계에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에 최초의 한의 전담 부서 설치를 이끌어낸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장은 "지난 2018년 '한의약 육성을 위한 조례'가 제정됐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전담부서 설치 등 한의약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은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전국의 많은 회원들께서 청원에 참여해주셔서 큰 힘을 얻었고, 경기도와 협의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동료 한의사들과 기쁨을 나눴다.
1999년 수원시한의사회 재무이사로 시작해 한의약 발전과 한의사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서온 그는 2011년 수원시한의사회장, 2015년 경기도한의사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활동범위를 넓혀왔다. 지난 2018년 경기도한의사회장 당선 이후 6년째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수 많은 성과를 거뒀다.
수원시한의사회장 시절에 전국 최초의 '도심형 한의약증진 허브보건소' 지정, '수원시 난임부부 한의약지원사업', '산후조리한약 지원사업', '국공립어린이집 한의약 주치의 제도' 등 공중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마련한 것은 물론, 수원화성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화성행궁, 역사 속 한의약 체험' 등을 주말마다 열어 한의약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확장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처음 선배의 부탁으로 시작했던 한의사회 활동이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이 많아 힘을 얻게 됐다"며 "우리 가족이 밥먹고 살 수 있게 해준 한의약에 대한 고마움을 한의약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가 경기도한의사회에서 활동한 지난 6년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의약 육성을 위한 조례와 경기도 난임부부 한의약지원을 위한 조례를 동시에 제정한 것은 물론,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 예산을 대폭 늘린 것, 경기도 공공의료원 조례 개정을 통해 한의과 설치를 명문화한 것 등은 한의약 전담팀 신설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윤 회장은 "코로나19 시기 도지사께 건의해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 최다인원의 한의사 역학조사관 탄생도 잊을 수 없는 순간 중 하나였다"며 "계획대로 되지 않아 안타까운 일도 있었지만, 경기도 조례와 한의약 사업 등으로 인해 각 기초지자체에서 한의약 관련 사업이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사랑을 받았던 한의약이 크게 위협을 받은 건 실손보험 보장에서 빠진 2009년 이후"라며 "당시 민간보험사의 일방적인 주장에 한의학은 반론도 펴보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한의약 역시 양의약과 같이 보약과 치료를 구분할 수 있으며, 표준 의료비를 책정해 투명한 관리가 가능하다"며 "실손보험 보장에 한의약이 다시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윤 회장은 이같은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여러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곧 있을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인해 한의약이 탄압을 받았고, 광복 후에도 한의약 정책이 한동안 공백으로 남으면서 한의학과 양의학이 공존하지 못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게 됐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단번에 수평으로 바로잡지는 못하더라도 그 기울기를 줄이는 사람은 필요하지 않겠냐"며 앞으로도 한의학 발전에 투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