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 1만원 → 이달 '12만원대'
작년 가스요금 인상에 서민 시름
정부, 당분간 공공요금 동결 기조


수원시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가스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날씨가 추워져 보일러를 틀기 시작했고 온수도 더 많이 사용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많은 요금을 낼 줄은 예상하지 못해서였다.

A씨는 "지난해 11~12월 중순까지는 4만원가량이 청구됐는데,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요금을 보니 10만원이 넘게 나왔다"며 "날씨가 추워져서 요금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요새 너무 추워서 벌써 다음 달 고지서를 받는 게 두렵다"고 했다.

같은 지역에 사는 B씨도 최근 13만원 가까이 찍힌 고지서를 받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2개월 전엔 1만7천원정도만 냈는데 한달 전엔 내야할 요금이 9만원정도로 쑥 오르더니 이번엔 12만9천원이 청구된 것이다. B씨도 "전기장판만 켜야 하는 건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매서운 강추위에 '난방비 폭탄'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지난 겨울에도 난방비 문제로 시름하는 서민들이 적지 않았는데, 지난해 가스요금 인상 여파로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염려가 큰 상황이다. 지난해 2분기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인상된 바 있다.

이런 걱정은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엘리베이터TV 운영사인 포커스미디어는 지난 21일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입주민 1천421명을 대상으로 올해 난방비가 어느 정도로 부과될 지 질문한 결과 '지난해보다 더 많이 나올 것 같다'는 응답이 75%로 높게 나타났다. 가스요금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는 '지난해와 난방비가 비슷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적게 나올 것 같다'는 응답자는 5%에 불과했다.

한편 겨울철 난방비 부담 상승을 감안해 정부는 당분간 가스요금을 인상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4일 정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밝힌 바 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