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근로감독 결과 "직장 내 괴롭힘 횡행"

폭언·욕설 등 위반 조사… 숨진 A씨 관련 구체적 증거는 발견 못해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이 직원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등이 횡행했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한 결과, 폭언·욕설·성희롱,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발견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중순 숨진 직원 A씨가 생전에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이뤄졌다. 노동부는 같은 달 22일부터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노동부는 숨진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직 내에서 폭언·욕설과 성희롱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노동부가 삼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익명 방식의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751명 중 417명(55.5%)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등을 직접 당하거나 동료가 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한 남성 중간 관리자는 수시로 여직원들의 동의 없이 어깨와 허벅지, 목 등을 접촉해 성희롱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정규직 채용을 바라는 인턴사원들에게 "합격 여부는 내 손에 달려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한 관리자도 있었다.

노동부는 연장근로 한도 위반과 임금 체불 등도 적발했다. 삼바 직원 216명은 연장근로 한도를 넘겨 장시간 노동했으며 이 중 89명은 연장수당 3천만원을 지급받지 못했다. 삼바는 시간 외 근로가 금지돼 있는 임신 근로자에게 연장근로를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고용부 근로감독기획과 관계자는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 지시와 함께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며 "사측이 시정에 불응하면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