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운전자 안전에 꼭 필요"
"가로수 생장 방해·하천 악영향"
한해 8만t 살포 놓고 '설왕설래'
강추위와 함께 눈이 내리면, 일선 지자체의 제설작업이 시작된다. 도로의 결빙 등을 막기 위해 염화칼슘 등 염화물계 제설제가 사용되는데 최근들어 과도한 제설제 사용 등에 따른 토양오염, 가로수 생장 방해 등 환경오염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친환경제설제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 제설은 보행자 및 차량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과하더라도 선제적으로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맞선다. 친환경 제설제의 경우 비용과 성능면에서 염화물계를 따라가지 못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도로 제설에 사용된 염화칼슘은 3만9천936t이며 염화나트륨은 4만2천718t이다. 염화물계 제설제가 매년 8만여t이나 거리에 뿌려지는 셈이다.
도로에 살포된 염화나트륨은 가로수의 황변이나 잎이 작아지거나 말라 죽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토양에 스며들면 뿌리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염화칼슘도 흡습성이 있어 수분을 빼앗아 식물을 시들게 하고 황변시킨다. 이외에도 염화물계 제설제는 차량 부식, 도로가 파이는 포트홀 발생의 원인이 된다.
박성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제설을 위해 염화칼슘을 살포하면 토양 미생물들을 죽이고 식물이 염화돼 주변 가로수 생장에도 영향을 준다"며 "도로변 배수구를 통해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채 강과 하천으로 유입되면 하천 생태계와 식생에도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제설제도 같은해 6만9천518t이 제설작업에 사용됐지만 성능과 가격 때문에 염화물계 제설제 사용을 더 선호하는 게 사실이다.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나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염화물계 제설제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기도 하다.
실제 친환경 제설제는 염소 함량을 줄이거나 비염화물을 사용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다. 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영하 5도를 밑도는 기온에는 제설 효과가 떨어져 염화물계 제설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친환경 제설제는 가격이 비싼 반면에 염화칼슘보다 제설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시군에 사용을 강요할 수 없다"며 "제설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교통사고가 나거나 민원이 들어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시·군이 져야 해 눈이 조금만 내려도 선제적으로 제설 작업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