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후 평택 지제동 급부상

1호선·SRT·GTX A-C ‘쿼드러플’

김포시, 5호선 연장 이은 겹경사

안산 상록수역은 지난해부터 잠잠

GTX-C 착공 세리머니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GTX-C 착공기념식에서 노선통과 지역 주민, 박상우 국토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동근 의정부시장 등과 함께 GTX-C 착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1.25 /연합뉴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호재는 경기도 주택 가격에 영향을 주는 큰 요소 중 하나다. 일반 교통 수단보다 서울을 보다 빠르게 진·출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GTX 호재에도 경기도내 지역별로 분위기가 사뭇 달라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정부의 GTX 추가 노선 추진 계획 발표 이후 가장 들썩이는 곳은 평택 일대다. 이날 기준 부동산앱 ‘호갱노노’ 인기지역을 보면 평택 지제동이 11위, 고덕동은 26위, 동삭동은 28위, 세교동은 3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발표 당일엔 평택 지제동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기 아파트 명단에도 평택 소재 아파트가 다수 포함됐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호갱노노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인기 아파트 중 한 곳은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다. 이 기간 3만1천427명이 해당 아파트를 찾으며 인기 단지 4위에 등극했다. ‘평택화양휴먼퍼스빌시티’, ‘평택지제역자이’도 각각 5위, 2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평택 부동산에 관심이 쏟아지는 배경엔 GTX 연장 호재가 있다. 앞서 지난 25일 GTX-C노선 착공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노선들의 연장과 GTX-D·E·F의 본격 추진을 골자로 한 ‘2기 GTX’ 사업 구상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화성 동탄이 기점이던 GTX-A노선은 평택 지제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양주에서 수원을 잇는 GTX-C노선도 평택 지제역까지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지제역은 기존 수도권 지하철 1호선과 SRT에, GTX-A·C노선까지 더해져 ‘쿼드러플 역세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평택지제역
평택 지제역은 기존 수도권 지하철 1호선과 SRT에, GTX-A·C노선까지 더해져 ‘쿼드러플 역세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경인일보DB

지제역 일대에선 GTX가 소위 ‘집값 급행열차’ 역할을 하는 모양새였다. 정부 발표 이후 전화, 방문 등 매수 문의가 급증했다는 게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목소리다. 유연재 유앤유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이미 일대에선 GTX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있어왔다. 발표 직후 곧바로 호가가 올라간 것은 아니지만 관망하던 매수자들이 발표 이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7억9천만원에 급매로 나온 매물도 한동안 안 나가다가 발표 직후 주말에 바로 거래가 됐다”고 귀띔했다.

5호선 연장과 더불어 GTX-D까지 추진되는 김포 역시 지역 부동산 시장이 뜨거운 곳이다. 평택 지제역 일대처럼 김포시 장기동 등도 잇딴 철도 호재에 매수 문의가 늘어나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GTX-D는 김포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만 건설하는 것으로 추진됐었는데 최근 발표에선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지구를 중심으로 한 축은 김포 장기동부터 인천 검단·계양, 광명·시흥, 서울, 하남 교산, 남양주 팔당을 잇고 다른 한 축은 인천국제공항부터 서울, 성남 모란, 광주 곤지암, 이천, 여주, 강원 원주로 이어지는 X자 노선안이 발표됐다.

반면 GTX-C노선 수혜지로 거론되는 안산 상록수역 일대는 비교적 잠잠하다. 고금리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로 추가 정차가 확정된 지난해 8월부터 C노선 첫삽을 뜬 현재까지도 집값 상승으로는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정성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기남부 안산 상록구 지회장은 “이 지역 주택 가격은 호황기이던 3년 전에 조금 올랐다가 내린 뒤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고금리 속 크게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전세나 매매 모두 움직임이 조용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GTX 호재와 관련,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GTX 노선이 아직 계획 단계이거나 착공 전 단계다. 향후 사업 자체가 어떻게 될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