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대통령실 '의문의 1패'
한 위원장 사퇴 거절… 약발 무효
'긍정 52%' 이재명 평가 뛰어넘어
반대 상황이었다면 정치생명 마감
이념적 공감 얻어내 '민심'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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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정치인의 승부는 폭력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지지율이나 선거의 결과로 판가름 난다. 오는 4월10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러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결, 그 외에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의 대결,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대결, 이 대표와 이낙연 전 총리의 대결, 윤 대통령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대결, 한 위원장과 이 개혁신당 대표의 대결 등 줄잡아 10개 이상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먼저 벌어진 대결 또는 충돌은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 사이에 벌어졌다. 그 이유가 김건희 여사의 문제가 되었든 아니면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인해 벌어진 공천 갈등이든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에게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보이고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2일 출근길에서 그런 요구가 있었지만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당을 먼저 생각'하면서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의 거취에 대해서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 요구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말하자면 한 비대위원장의 여론 인식과 공천 의지에 대해 통제를 가했지만 대통령과 대통령실 그리고 친윤 중진 등이 의문의 1패를 당한 모습이다.

이전의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나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을 전당대회에서 주저앉혔던 윤심과 비교해보면 약발이 먹히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간단하다. 정치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민심이고 바로 지지율이다. '윤한 충돌'이후 한 비대위원장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민심이 결집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면 한 위원장은 버티기 어렵다. 아니 정치 생명이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여론은 한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윤-한 충돌' 이후 23~25일 실시한 조사(전국 1천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3.1%P, 응답률16.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1%로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내려갔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와 비교할 때 5%포인트 더 올라간 63%로 나왔다. 이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를 물어보았더니 '소통 미흡'이 11%, '김건희 여사 문제'가 9%로 전체 부정 평가 이유의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두 이유를 합치면 부정 평가 전체의 20%나 된다. 이 조사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 52%로 나타났고 이 대표에 대한 긍정 평가는 35%로 나왔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제 1야당 대표를 모두 뛰어넘었다.

정치인의 인기도와 영향력은 다양한 이유로 구성된다. 이념철학(Philosophy)적으로 공감대가 만들어져 있는지가 중요하다.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무려 89%, 대통령 긍정 지지층 93%, 보수성향 유권자층 78%가 한 위원장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압도적 아닌 절대적으로 이념철학적 공감대가 묻어나고 있다. 두 번째는 정책(Policy)이다. 정책은 당장 나오지 않았으므로 지역 경쟁력을 보자. 대구경북은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응답자의 약 10명 중 7명 정도나 된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평가가 대폭 줄어든 부산울산경남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긍정 평가는 60%를 넘었다. 서울과 충청은 긍정이 절반을 넘겼고 국민의힘 취약 지역인 인천경기는 긍정이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결과로 나왔다. 세대별로 보면 20대(만 18세 이상)에서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50%가 넘는 결과로 나타났다. 개혁신당 이 대표가 한 비대위원장의 비상(飛上)을 유독 경계하는 이유는 2030MZ세대에 미치는 '한동훈 효과'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총선 구도다. 한국갤럽조사에서 집권 여당과 민주당의 총선 구도 결과가 동률이 되었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물러나게 할 수 없는 결정적 이유는 민심이다. 민심이 곧 천심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