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역 단절 초래하는 구간"… 민주 "주요 도심 지상철 대부분"
수십년 갈라진 구도심 재생 한뜻
경부선 성균관대역~수원역 공통
상부공간 구성 미묘한 차이 보여
與, 공원·도시 결합 '미래형 도시'
野, 주거·상업 '자족기능' 최우선
철도 지하화가 다가오는 4·10 총선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 모두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철도지하화를 당의 주요 공약으로 앞다퉈 내걸은 데다, 유권자들도 관심이 높은 사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양당의 추진 방향과 주력 구간을 두고 이목이 집중된다.
국민의힘은 숙원사업이었거나 현실성이 높은 구간에 주력한다는 구상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도심의 지상철도 대부분을 지하로 내리겠다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여야 모두 수십년간 철도로 단절된 구도심을 재생한다는 데에 궤를 같이한다.
이 때문에 경기도내 지상철도를 품은 지역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일 서울 신도림역에서 철도·GTX 등 도심 내 지상철도를 지하화하고 그 부지에 용적률·건폐율 특례를 적용해 주거복합시설을 개발하는 내용의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공약 중 경기도 구간은 경부선 석수역~병점역과 평택 도심(진위역~평택역), 경원선 망월사역~의정부역과 경의선 대곡역~문산역, 경의중앙선 구리역~도심역 구간 등이다. 화성과 평택, 의정부, 고양, 구리, 남양주 등 기존 지하화 대상지로 거론된 시군에서 대폭 확대해 도심을 지나는 도내 지상철도 대부분이 공약에 포함됐다. → 표 참조
앞서 전날인 지난달 3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수원 성균관대역~화서역 지상철도 선로 구간을 직접 찾아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의 철도를 지하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인 구간들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날 동행한 수원병 예비후보인 방문규 전 산업부 장관이 공약으로 발표했던 경부선 성균관대역~수원역 구간 등 숙원사업들 중심으로 대상지에 포함될 예정이다.
철도지하화 공약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데에는 예타면제와 각종 특례 등을 지원하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며 재원 확보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 사업시행자가 철도를 지하로 내리며 발생하는 지상 용지를 상업, 주거, 문화시설 등 종합적으로 개발해 지하화 사업비에 충당할 수 있다.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인데, 민간자원을 보태 현실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뜻이다.
상부 공간에 대한 구성은 조금 차이가 있다.
국민의힘은 공원과 도시를 결합한 미래형 도시를 내걸었다. 반면 민주당은 주거와 상업, 일자리 등 자족기능을 갖춘 공간 조성을 각각 추진 구상으로 밝혔다.
결국 지하화 사업 구간의 '사업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공통으로 내건 10㎞ 내외의 경부선 성균관대역~수원역 구간만 해도 최대 4조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민간사업자의 입장에서 투자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수조원 규모의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구간에는 관심이 몰리는 반면 부지 활용의 사업성이 떨어지는 구간은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방문규 전 장관도 지난달 공약 구간을 수원역에 한정한 것에 대해 "한 번에 완전히 (지하화)하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이후 구간까지 개발에 포함하면 사업성 자체가 없어질 수 있어 사업성 높은 구간 위주로 상정하고 이후 유연하게 확대할 계획이다. 개발 가능성과 연결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