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블루보틀' 팝업스토어 가보니

도내 장기 실내운영은 사실상 처음
주문 후 10분 걸리는 '느림의 미학'
회전율 떨어져 평일에도 20명 대기
"기다릴만한 가치" 방문자들 호응

블루보틀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지하 1층에서 블루보틀 팝업이 열리고 있다. 2024.2.2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느림의 미학'을 판매한다는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블루보틀(Blue bottle)'이 경기도에 상륙했다. 드넓은 경기도에서 블루보틀이 선택한 곳은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블루보틀은 지난 1일부터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지하 1층 G-LAB(지랩)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지랩은 개성주악으로 유명한 연리희재 등 다양한 식음료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열었던 곳으로, 이번엔 블루보틀이 이곳에서 6개월간 팝업을 진행하게 됐다.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중 하나인 블루보틀은 '커피계의 애플'로 불린다. 심플한 외관, 바리스타가 핸드드립 방식으로 추출하는 커피 등이 특징이다. 한국에는 지난 2019년 서울 성수동에 첫 지점을 내며 상륙했다. 그간 서울 위주로 매장을 열어왔다. 서울 외 지역 매장은 제주가 유일하다.

비서울 지역에선 대체로 이동식 매장인 카페 트럭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왔다. 경기도에서도 지난 2022년 앨리웨이 광교에서 카페 트럭을 1달간 운영했었는데, 이번처럼 실내에서 장기간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에스프레스 머신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여타 커피 프랜차이즈와 달리 제조 시간을 길게 두고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기 때문에, 가격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은 커피보다는 비싼 편이다. 싱글 오리진 기준 커피 한 잔 가격은 6천500원이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판매하는 드립 커피 메뉴(6천500~1만원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도 첫 블루보틀 팝업스토어를 찾은 소비자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지난 2일 오후 1시 무렵 광교점을 방문해보니 평일인데도 20여명이 블루보틀 팝업에서 줄을 서고 있었다. 좌석이 없는데도 적지 않은 이들이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기다림을 택한 것이다.

커피를 기다리던 문소영(33)씨는 "블루보틀 캔커피를 자주 주문해 먹었다"며 "가까운 곳에 팝업이 생겨서 너무 좋다. 드립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방식이라 다른 커피 전문점과 확실히 맛이 다르다. 자주 와서 사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 A씨도 "커피를 주문하고 10분 가량 기다리는 중인데, 충분히 기다릴 만하다"고 평했다.

갤러리아 광교점도 블루보틀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스타필드 수원점 개점 등 수원시가 유통 격전지가 된 상황 속, 블루보틀이 고객 유치에 도움을 줄 것으로 봐서다.

광교점에 따르면 팝업 오픈 당일인 1일 400~500명이 블루보틀을 찾았다. 제조 시간이 길어 타 커피 브랜드보다 회전율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오픈 첫날부터 많은 이들이 다녀간 셈이다. 광교점 관계자는 "신규 고객 창출 효과에 더해, 기존 고객들도 좋아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지역 맛집 유치 등 지속적으로 F&B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루보틀이 광교점에 정식 입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랩에서 팝업을 열었던 연리희재, 핑크래빗 등은 팝업 이후 광교점에 입점하기도 했다.

블루보틀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앨리웨이에서 팝업을 열었을 때 많은 분들이 좋아해줬다. 그때 보내준 성원에 힘입어 다시 광교에 팝업을 열게 됐다"며 "고객 요청이 꾸준할 경우 정식 입점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