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터뷰]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스타트업 천국 만들기 목표 시동
권역별 혁신공간·창업가 등 육성
7월 판교 캠퍼스 구축 인력 양성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IT 전시회인 'CES 2024'를 찾은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은 현장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챗GPT로 알려진 AI(인공지능)가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뤘고 현실을 바꾸고 있는지 느껴서다.
돌아온 강 원장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간부를 불러모아 '끝장토론'에 나섰다. 그래서 도출한 결론이 첫번째,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도정 철학에 따라 경기도를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드는 것. 두번째, 스타트업과 AI의 결합을 지원하는 'AI+경기'다.
'AI+경기'는 AI 인력양성, AI 혁신기업 발굴 등에 나서겠다는 경과원의 올해 프로젝트인데, 명칭을 정한 경위가 재밌다. 'AI+경기'라는 프로젝트명(名)이 어떤지 AI에게 물어 결정했기 때문이다.
"경과원이 스타트업과 AI 관련 지원을 펼치려고 하는데 'AI+경기'라는 명칭이 적합한 것인지 아니면 'AI plus 경기'가 나은지 물어봤죠. AI가 선택한 명칭이 'AI+경기'였습니다"라고 강 원장은 설명했다. 이렇듯 AI는 경과원의 행정에 이미 들어와 있다.
올해 스타트업과 AI를 키워드로 잡은 경과원의 핵심 정책을 강 원장에게 물었다.
강 원장은 올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설정한 게 'GBSA(경과원) 10대 프로젝트'다. 강 원장이 가져온 파워포인트 자료에는 마치 투자설명회를 연 스타트업이 만들었을 법한, 알아보기 쉬운 그래픽과 간결한 언어로 된 목표가 나열됐다. 10개 프로젝트 중 1번이 '스타트업 천국 경기도 조성', 2번이 'AI+경기' 구현이다. 9번 프로젝트가 'AI기반 기업지원 플랫폼 구축'으로 10개 중 3개가 AI 또는 스타트업과 관계돼 있다.
스타트업을 위해 권역별로 혁신공간을 꾸리고 창업가를 육성하는 한편 해외진출과 투자유치에 대한 목표도 설정했다. 창업가는 연 1천명, 해외진출은 100개사 이상, 투자유치는 1천억원 이상으로 구체적 목표를 설정했다. 스타트업 중심으로 판교클러스터를 활성화해 보육 및 엑셀러레이팅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AI+경기' 역시 판교에 방점을 뒀다. 오는 7월 판교에 '경기 AI 캠퍼스'를 구축하고 300억원 이상의 AI펀드를 조성해 인력과 기업 양성에 나선다. AI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경과원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강 원장은 "유럽의 작은 나라 불가리아가 있다. 수도 소피아 교통 문제 해결에 AI를 도입했다. 데이터가 모이면 AI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식"이라며 "이미 AI는 생활 속으로 들어왔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직접 나설 정도"라고 짚었다.
기업이 자신들에게 맞는 지원사업을 찾아보고 기업애로를 접수할 수 있는 창구를 가칭 '이지비즈 PRO'로 일원화하고 여기에 AI 챗봇을 도입해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경과원은 공공기관으로선 거의 최초로 서버에서 클라우드로 업무환경을 전환하고 있다. 뿌리산업에 AI 등을 접목하는 첨단화에도 올해 224억원을 투입한다. 클라우드 전환과 뿌리산업 첨단화는 정부 예산을 따와 진행하는 사업들이다. 강 원장이 온 뒤로 정부 지원을 통한 변화가 빨라진 것이 눈에 띈다.
인터뷰를 하는 강 원장은 종이 보고서 대신 태블릿PC를 이용했다. 지난해 말부터 경과원은 '종이없는 행정'을 도입했다. 강 원장은 "종이가 없어지며 업무가 빨라져 효율이 늘었다.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다. 올해 능력중심 인사와 성과평가를 확대하고 과감히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