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지역유산 보존·관리 조례 추진… 심의 거쳐 지역유산 지정
국내 두 번째 장로교회로 설립된 인천 백령도 중화동 교회 등 옹진군의 문화유산을 제도적으로 보호·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 표 참조

옹진군은 '옹진군 지역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 조례는 '옹진군 향토유적지보호조례'의 전부 개정안이다. 옹진군은 현행 조례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못했더라도 가치 있는 지역 문화유산이 존재한다며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례가 개정되면 옹진군 '지역유산위원회'가 설치·운영된다. 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역 유산'을 지정하게 된다. 조례는 조례규칙심의위원회, 옹진군의회 의결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조례나 현행법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옹진군 지역 문화유산으로는 백령도 중화동 교회, 덕적도 성당 등을 꼽을 수 있다.
백령도 중화동 교회는 서울 새문안교회에 이어 1896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장로교회다. 종교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지만, 건축물이 여러 차례 개·보수되면서 문화재 등록이 이뤄지지 않았다.
덕적도 성당도 중요 문화유산으로 꼽힌다. '서해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최분도 신부(Benedict Zweber·1932~2001)가 덕적도 현지에서 10년간 의료 봉사 등을 했던 곳이다. 그는 1967년 덕적도 성당 인근에 '복자 유베드로 병원'을 짓고 환자를 돌봤다.
덕적도에는 복자 유베드로 병원, 천주교 본당 등의 건축물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곳도 문화재나 향토유적지로 지정되진 못했다. 최근 천주교와 업무협약을 맺은 옹진군은 이 일대를 '천주교 순례지 관광코스'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옹진군 향토유적지보호조례를 통해 지정된 향토유적지는 연평도 충민사 등 2곳이다. 백령도 두무진 등 8곳은 문화재청 명승·천연기념물로 등록돼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조례가 개정되면 더욱 체계적으로 지역 문화유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며 "지역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관광지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