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7천원~1만원… 구매 주춤

이상기온에 작황 부진해진 영향

과일선물세트 한라봉 많이 보여

과일
1일 오후 수원 전통시장의 한 청과점에 사과 6만원, 배 6만원, 한라봉 2만5천~3만원이라고 쓰여져 있다. 2024.2.1.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비싼 사과, 배 대신 이번 설은 한라봉이 대세?’

설 차례상에 올릴 사과와 배를 사기 위해 수원시의 한 전통시장을 찾은 주부 A(63)씨는 가격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추석 못지 않게 사과와 배 가격이 비싸게 형성돼서다. A씨는 “과일 선물세트를 사려면 못해도 7만원은 줘야 한다. 사과, 배 낱개로 3개씩만 사도 5만원이 든다”며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A씨가 방문했던 청과점엔 소비자들의 발길이 꾸준했지만 구매로는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과와 배는 1개당 7천~1만원꼴이었다. 청과점 사장은 “지난 추석보다도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 가격이 오르다 보니, 사과와 배를 찾는 손님이 확실히 줄었다”고 했다.

새해 들어 경기·인천 과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7~28% 오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2월5일자 12면 보도) 특히 명절 성수품인 사과, 배 가격이 무섭게 뛰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추석에 샤인머스캣이 각광받았던 것처럼, 이번 설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계절 과일인 한라봉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소비자물가 상승 `주춤`… 과일은 27.5% 치솟아

전기·가스·수도요금 변화 적어소비자물가지수 작년比 2.7% ↑경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새해 들어 2%대로 내려갔다. 그런 와중에 신선식품 물가는 무려 14%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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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수원 전통시장의 한 청과점에 다양한 과일이 진열돼 있다. 2024.2.1.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6일 현재 수원 지동시장 기준 사과(후지·상(上)품)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3만7천700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새 23.6%(7천200원)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0.8%(1만2천700원)나 뛰었다. 배(신고) 10개 평균 소매가는 4만3천300원으로, 나흘 전인 지난 2일(4만원)과 비교해도 3천300원이 뛰었다. 1년 전(3만5천300원)과 대비해선 무려 22.7%(8천원) 상승했다.

사과·배 가격 급등은 생산량 감소와 맞닿아 있다. 농촌 고령화에 따라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지난해 봄 이상기온으로 작황까지 부진해 가격이 오름세다.

금사과, 금배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라봉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일 선물 세트도 한라봉을 포함한 세트의 가성비가 높게 나타나, 비교적 잘 팔리는 추세다. 지난 추석엔 샤인머스캣이 ‘대세’였다면 이번 설엔 한라봉 등 만감류로 선호도가 옮겨간 셈이다. 한 전통시장 청과점 사장은 “한라봉 세트는 2만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 보니 설을 앞두고 선물용으로 찾는 분들이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