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7천원~1만원… 구매 주춤
이상기온에 작황 부진해진 영향
과일선물세트 한라봉 많이 보여

‘비싼 사과, 배 대신 이번 설은 한라봉이 대세?’
설 차례상에 올릴 사과와 배를 사기 위해 수원시의 한 전통시장을 찾은 주부 A(63)씨는 가격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추석 못지 않게 사과와 배 가격이 비싸게 형성돼서다. A씨는 “과일 선물세트를 사려면 못해도 7만원은 줘야 한다. 사과, 배 낱개로 3개씩만 사도 5만원이 든다”며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A씨가 방문했던 청과점엔 소비자들의 발길이 꾸준했지만 구매로는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과와 배는 1개당 7천~1만원꼴이었다. 청과점 사장은 “지난 추석보다도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 가격이 오르다 보니, 사과와 배를 찾는 손님이 확실히 줄었다”고 했다.
새해 들어 경기·인천 과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7~28% 오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2월5일자 12면 보도) 특히 명절 성수품인 사과, 배 가격이 무섭게 뛰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추석에 샤인머스캣이 각광받았던 것처럼, 이번 설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계절 과일인 한라봉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6일 현재 수원 지동시장 기준 사과(후지·상(上)품)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3만7천700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새 23.6%(7천200원)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0.8%(1만2천700원)나 뛰었다. 배(신고) 10개 평균 소매가는 4만3천300원으로, 나흘 전인 지난 2일(4만원)과 비교해도 3천300원이 뛰었다. 1년 전(3만5천300원)과 대비해선 무려 22.7%(8천원) 상승했다.
사과·배 가격 급등은 생산량 감소와 맞닿아 있다. 농촌 고령화에 따라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지난해 봄 이상기온으로 작황까지 부진해 가격이 오름세다.
금사과, 금배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라봉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일 선물 세트도 한라봉을 포함한 세트의 가성비가 높게 나타나, 비교적 잘 팔리는 추세다. 지난 추석엔 샤인머스캣이 ‘대세’였다면 이번 설엔 한라봉 등 만감류로 선호도가 옮겨간 셈이다. 한 전통시장 청과점 사장은 “한라봉 세트는 2만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 보니 설을 앞두고 선물용으로 찾는 분들이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