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역 지나가는 복선전철 착공식
주민 상당수 다른 교통 '10㎞ 이동'
되레 '강천역' 신설 일관되게 요구
산단조성계획 수립해 당위성 높여
명분 좋더라도 지역민 접근성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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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열 여주시매립장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
지난 1월12일 서원주역에서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한 여주~원주 복선전철 건설 착공식이 열렸다. 여주~원주 복선전철은 2011년 4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사업으로 동서축 철도의 단절구간인 여주역에서 서원주역까지 22.2㎞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여주뿐만 아니라 경기 남부지역인 성남, 수원은 물론 서울 강남권인 수서에서 원주까지 수도권과 강원권간 직접 연계를 통해 교통편의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어 철도가 지나는 지역주민들의 큰 관심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 착공식을 바라보는 여주시민의 마음은 복잡하다. 여주에서 인천으로, 또 강릉으로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발판은 마련하게 되었다지만 여주~원주간 복선전철을 타려면 여주주민들의 상당수는 10㎞ 남짓한 거리를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주역까지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여주시민들은 2011년 발표된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안이 만들어질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국토의 균형발전, 교통 불평등 및 지역 단절 해소를 위하여 '강천역'을 신설해 줄 것을 정부에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

강천역유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필자는 이런 주민들의 불편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강천역 유치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에 시민서명부를 제출하는 등 강천역 신설을 주장하며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아울러 인근에 유명 사찰인 신륵사와 대순진리회의 여주본부를 찾는 순례객들이 많아 강천역 신설 후 운영에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여주시에서도 강천역세권 도시개발계획 기본구상을 수립하는 등 지역의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천·이호 지역에 일반산업단지 2개소의 조성계획을 수립, 개발 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강천역 신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한층 더 높였다. 약 5만8천280㎡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 강천·이호 일반산업단지에는 전기차 기반의 캠핑카와 구급차를 생산하는 기업인 성우모터스가 입주를 희망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여주시와 성우모터스는 1천500억원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강천·이호 일반산업단지 조성계획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 6월에는 착공하게 될 것이다.

강천역유치추진위원회와 여주시의 꾸준한 노력에 힘입어 국가철도공단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여주~원주 복선전철 강천역(가칭) 신설 타당성 검증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신설 역사의 위치, 규모, 역간 거리의 적정성 및 이용 수요의 변화 등을 눈여겨볼 것이다. 올해 검증용역이 완료되고 경제성(B/C)이 입증된다면 강천역이 신설될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인천에서 강릉까지 동서로 잇는 경강선의 개통은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교통 서비스를 전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토의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뚜렷한 명분이 있다. 또한 문화 관광 산업이 활성화되어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도 크다.

그러나 아무리 명분이나 실리가 좋더라도 전철이 지나는 지역 주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농촌의 교통 취약지역에 역을 설치해 지역민들에게 철도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철도망을 통해 국토를 통합·다핵·개방형 구조로 재편해 편리한 철도 이용환경을 조성한다는 이른바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의 목적에도 부합한다. 아울러 그동안 수도권 규제로 개발에 소외된 동남부 지역에 대한 진정한 배려이자 올바른 의미에서 국토의 균형발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기다렸던 만큼 새해에 들려온 여주~원주 복선전철 건설 착공식 소식은 여주시민들을 다시 한 번 들뜨게 했다. 그동안 시민의 교통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해 온 모든 분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리며, 모쪼록 여주~원주 복선전철의 무사 완공을 기원한다.

/이충열 여주시매립장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