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도전 끝에 작년 '경기필과 1년'
시스템·분위기 인상적… 역량 향상 기회
음악 폭 넓히고 연습 매진 정식단원 뽑혀

경기아트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젝트 단원제'는 지역의 예술인들에게 안정적인 공연 출연 기회를 주고, 경기아트센터의 공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기도예술단의 공연에 참여하며 예술인으로서의 기량과 가능성을 한층 더 다져나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4회에 걸쳐 담아본다. → 편집자 주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는 임현진씨는 지난해 진행된 경기필의 신규단원 공개모집에서 상임단원으로 선발된 새내기 단원이다. 그런 그가 경기필에서 좀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프로젝트 단원'이었기 때문이다.
임현진씨는 고교시절부터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더블베이스의 진짜 매력은 오케스트라에서 나오는 것 같다"며 "좋은 곡들이 너무 많다. 그런 곡들에서 더블베이스의 존재감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만족감을 많이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대학 졸업 후 꾸준히 오디션을 봤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힘든 길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을 무렵 경기도예술단의 프로젝트 단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두 번의 도전 끝에 지난해 경기필과 함께 1년을 보내게 됐다.
임현진씨는 프로젝트 단원으로서 보낸 시간들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경기필에 갖춰져 있는 시스템적인 부분도 인상적이었지만, 동료로 따듯하게 맞아주고 챙겨준 단원들의 분위기가 큰 몫을 차지했다고.

특히 오케스트라 레퍼토리를 넓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임현진씨는 "다른 오케스트라에도 객원으로 참여했지만, 할 수 있는 곡이 정해져 있었던 편이었다"며 "경기필에 와서 참여한 공연들은 처음 해보는 곡들이 많았다. 개인 연습도 하고, 곡도 더 많이 들으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로젝트 단원으로 참여한 공연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곡으로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꼽았다. 신규단원 시험 기간과 일정이 겹친데다, 곡에서 중요한 파트를 맡게 됐기 때문. 그는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곡을 연습해야 된다는 생각에 안절부절 못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가진 열정과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고 싶다는 목표는 결국 이루어졌다. 상임단원 합격 소식을 들은 임현진씨는 공지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경기필 단원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그렇게 정식단원으로서 처음 하게 된 공연이 올해 신년음악회였다. "과거로 돌아가면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곡들을 거의 외우다시피 연습에 매진했다. 새로운 예술감독과 함께하는 첫 공연이자 매진 공연.
그는 "무대 위에서 이렇게 감동을 크게 느끼는 경우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이번 무대는 그런 느낌이 많이 왔었다"며 "갈 길이 멀지만 첫 단추는 나쁘지 않게 채운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경기필의 단원으로서 그는 '계속 발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제 자신의 기량을 계속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렇게 해야 저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