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앞두고 경인 전통시장 가보니

1년새 만원에 5→3개… 차례상 올리기 부담
레드향 등 가격대 저렴 '눈길'… 선물용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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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배 등 설 차례상에 오르는 주요 과일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인천·경기지역 전통시장과 농산물도매시장에서 팔리는 과일값은 지난해 대비 20~30% 상승했다. 7일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2024.2.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3개 만원이요? 5개 만원 아니고?"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인천·경기지역 과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7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 설 연휴를 이틀 앞두고 과일을 구매하려고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선뜻 지갑을 열지 못했다. 지난해만 해도 5개에 1만원 안팎이던 사과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배(신고)도 1개에 4천원에 달하는 등 차례상에 올릴 과일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선물용으로 팔리는 사과와 배 등의 한 상자(5㎏) 가격은 3만원대를 찾기 어려웠다. 4만5천원이 적힌 가격표를 보고 혀를 내두르는 이도 있었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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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용 과일을 사러 왔다는 정금순(67)씨는 "지난해에는 사과 한 상자가 3만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시장이든 대형마트든 좋은 과일을 사려면 5만원은 내야 하니 손이 안 간다"고 했다.

같은 날 찾은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과와 배 대신 가격이 좀 더 싼 한라봉과 천혜향 등을 찾는 이들도 있었다. 한라봉 한 상자(5㎏) 가격은 2만5천~3만원 사이에 팔리고 있었는데, 설을 앞두고 수요가 늘면서 마찬가지로 가격이 올랐다. 한 가게에서는 3만원이 넘는 귤 한 상자 가격에 놀란 손님에게 한라봉을 권하는 상인도 있었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 한 상인은 "제주도에서 넘어오는 귤 물량이 많이 줄었는데, 기온이 평소보다 높았고 (귤 대신) 한라봉이나 천혜향, 레드향 등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했다.

수원의 한 전통시장 청과점 사장은 "한라봉 세트는 2만원부터 5만원대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 보니 선물용으로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했다.

7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인천에서 팔리는 배(신고)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4만원으로 1년 전(3만원)보다 33.3% 올랐다. 같은 기간 사과(후지 상(上)품) 10개 평균 소매가격도 2만5천원에서 3만원으로 20% 상승했다. 감귤(10개) 가격은 1년 전 2천500원에서 올해 5천950원으로, 단감(10개) 가격은 6천500원에서 1만원으로 뛰었다.

경기지역도 수원 지동시장 기준 사과 10개 가격이 3만7천700원으로 1년 전보다 50.8% 올랐고, 배 10개 가격도 1년 사이 22.7% 오른 4만3천300원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설 성수품 가격 동향'을 발표하고 과일을 중심으로 할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하경희 농축산부 식생활소비정책과장은 "매주 가격이 급등한 품목을 조사해 할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설에는 사과와 배 등 19개 품목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