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투입 관련 용역 마무리단계
중·동구 개항장 유산 내용 빠져
관계주체 협의·대책 등 도출 못해
인천시 "제외 건물, 보존안 검토"

인천시가 지역 근현대 산업유산인 인천 동구 옛 일진전기 인천공장을 포함해 일대 화수부두, 중구 북성포구 활용방안을 찾고자 용역 비용 12억원을 투입했지만, 이들 지역에 대한 마땅한 대책은 수립되지 않아 반쪽짜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 착수한 '건축자산 보전방안과 진흥구역 지정 및 관리계획 수립' 용역은 중구 북성동, 동구 만석동 일원 '중·동구 개항장 산업유산 지역'(182만4천㎡)과 중구청 일대 '개항기 근대건축물 밀집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47만878㎡)을 대상으로 추진돼 현재 마무리 단계다. 용역 비용만 12억원에 달한다.

건축자산 진흥구역은 '한옥등건축자산법'에 따라 우수한 건축자산이 위치해 지역 고유의 공간 환경을 조성할 필요성이 높아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지정해 기반시설 정비, 건축물 신축·개보수를 지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번 용역에서 처음 예정된 중·동구 개항장 산업유산 지역에 대한 건축자산 진흥구역 지정, 건축자산 진흥구역 관리계획 수립 등의 내용이 빠졌다. 건축자산 진흥구역 관리계획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고시된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중·동구 기초단체를 포함해 유관기관들은 3년간 인천시의 중·동구 개항장 산업유산 지역의 건축자산 진흥구역 관리계획 수립을 기다렸지만, 정책 결정이 나오지 않아 관련 행정절차가 지연됐다는 입장이다. 중·동구 개항장 산업유산 지역에는 일진전기를 포함해 대한사료, 대한제분 등이 위치해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일진전기 인천공장을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화수동 일대 임해공업지역과 연계한 산업유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되지만, 관계 주체들간 협의는 물론 마땅한 대책도 도출되지 않은 셈이다.

인천시는 용역에서 도출한 개항기 근대건축물 밀집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만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개항기 근대건축물 밀집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에는 한국근대문학관, 올림포스호텔, 풍미반점, 대불호텔, 서담재, 인천화교협회 등 80여개 건축물이 있다. 인천시는 건축자산 보전활용 시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완화 적용하는 등 지원한다.

인천시는 내달 주민공람, 4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안건 상정을 거쳐 건축자산 진흥구역 지정 등을 고시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중·동구 개항장 산업유산 지역의 건축자산 진흥구역 지정을 검토했지만, 실익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확정된 사안은 아니나, 일진전기 인천공장 등 건축자산 진흥구역에서 빠진 건축물은 보존·활용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관계 부서와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