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담, “교통체증 느낌” 혹평
디올백 답변 두고 “자기 도끼로 자기 발등 찍어”
한동훈 향해 “정치판 흙탕물로 덮지마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신년 대담에 대해 “공영방송을 악용한, 그야말로 ‘홍보 다큐’”였다며 “마치 구정연휴 때 꽉 막힌 길을 가는 교통체증 느낌을 받았다”고 혹평했다. 특히 대담 내용은 “요르단과의 축구 경기보다 더 답답했고 제대로 된 내용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최근 경기 지자체의 서울 편입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를 동시 추진하겠다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설전을 두고는 “정치판의 흙탕물로 덮으려는 시도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는 8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신년 대담을 두고 “국민들은 격의 없는 대담, 궁금증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답변을 원했는데 (대통령은)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연출하고, 다큐찍고 그러지 않았나”라며 “공중파 1초에 100만원 정도 광고비라면 60억원에 해당하는 시간을 다큐로 찍었다는 점에서 답답했다”고 질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에 대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고 답변한 부분에 대해서도 “대단히 실망했다. 사실관계는 분명하다. 어쨌든 대통령 부인이 명품백을 받은 것”이라며 “그러면 ‘어떻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공작 운운하는데 본질은 얘기하지 않았다. 자기 도끼로 자기 발등 찍는 그런 답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동연 지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감세 정책으로 해소하겠다, 경제가 어려운 탓에 세계 정상들의 지지율이 모두 낮다는 등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을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김동연 지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신용등급 등은 굉장히 복합적인 것이다. 그중 으뜸은 ‘리더십 위기’다. 경제는 어려울 수도 있고 좋은 수도 있는데 현재 세계 경제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총체적인 국정운영 난맥상인데 이를 세금 완화 등으로 풀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단편적이고 단순한 생각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도 “미국 경제가 지금 한국 경제보다 훨씬 좋다. 바이든이 그러면 경제가 안 좋아서 지지율이 낮은 건가. 그렇지 않다”며 “지지율 문제는 외부 환경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세계경제가 어려워 지지율이 낮다는 것은 그야말로 호도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기 지자체 서울 편입과 경기북도 설치를 두고 김동연 지사와 한동훈 비대위원장간 설전(2월 8일 1면 보도=김동연, 경기분도·서울편입 “양립 불가” 발언… 한동훈 “감정싸움 말라” 맞불)에 대해서도 김동연 지사는 진정성이 있다면 (경기북도 설치 관련) 주민투표를 빨리 하자고 하면 되고 경기도를 최근 자주 찾는데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해보자고 맞받아쳤다.
김동연 지사는 “(경기북도 설치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한 게 저와 경기도다. 경기도 전체,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경기북도 설치를 제안했다”며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같이 얘기해 봤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이게 될지, 뭐가 걸림돌인지 얘기해서 풀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경기도는 지난해 9월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행정안전부에 요청했으나, 정부는 여전히 답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결국, 21대 국회 처리가 불발됐다.
이어 “(두 사안의 동시 추진은) 불가능하다 생각한다. 일부를 서울로 붙여 통합하면서 경기도는 쪼개겠다고 하는 건 서로 모순되는 얘기”라며 “정치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그쪽 지역의 정치적 득실을 따져 하는 얘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동연 지사는 정치인으로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비판을 앞세우는 증오의 정치, 헛공약, 갈라치기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평가했고 앞으로 한국 정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정치판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민주당이 먼저 솔선하고 자기 것 내려놓고 하는 모습으로 정치교체, 정치개혁 선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