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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오리지널> 여의도 챌린저 ‘후아유’는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정치 관록과 정치 신인들에게서 오래 숙성된 정치 신념부터 기성 정치와는 다른 새로움까지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이들의 입을 통해 독자와 함께 22대 국회를 미리 만나봅니다.


정의당, 10년 성장을 지나 현재 ‘회복기’ 돌입

‘비례 2년 순환’ 수많은 착오 거친 하나의 실험

 

한 자릿수 소수 정당 정치인, 지역구 4선 ‘최초’

정치 개혁·덕양구 향한 봉사 마무리 짓고 싶다

심상정 국회의원 인터뷰 (3)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과 경인일보가 1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2024.1.3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없는 집이지만 제사 돌아오듯 선거를 치렀습니다

공고한 양당 체제 하에 여의도 내 소수 진보정당에게 선거는 ‘도전’이면서도 ‘출혈’이었다. 진보 정당사에서 유일의 4선 중진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은 지난 달 31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거듭 언론이 ‘소수정당’의 입장에서 헤아려 봐주길 당부했다.

‘선거는 곧 돈’으로 이어지는 현실 앞에 진보정당 후보들은 전세 보증금까지 탈탈 털어 출마 하지만, 낙선은 물론 선거 비용마저 회수하지 못할 때 좌절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정의당 당원들이 제3지대로 이탈하며 당세가 약해졌지만, 심 의원은 정의당이 10년 성장을 지나 현재는 ‘회복기’를 걷는 중이라고 했다. 녹색당과의 연합도 소위 ‘선거연합정당’ 성격보다 시대정신에 대응하기 위한 ‘가치 혁신 연합’라고 했다.

심 의원은 정치 생활 20년간 다당제를 위해 애써왔다. 제3지대를 이끄는 것이 반드시 ‘정의당’일 필요는 없다던 그는 제3지대 신당들을 두고 양당이 대변하지 못하는 국민을 대변해 주길 바랐다. 특히 선거가 끝나서도 흩어지지 않길 바란다고도 했다. 심 의원을 만나 소수정당에서의 20년 역사와 다당제를 외치는 이유를 들어봤다.

정의당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경기도에서는 후보 등록도 없다. 진보당보다도 세가 약한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번 선거를 정의당은 회복기 전략으로 임할 것이다. 선배들이 선거를 제사 돌아오듯 한다 그랬다. 큰 당은 선거하면 국고보조금 받고 국가가 선거 비용을 보존해주지만 소수당은 도전 자체가 굉장히 비싸다. 각자가 해결해야 한다. 양당 체제 하에서 소수당으로서 지역구의 도전은 말하자면 대단한 모험이고 출혈이 되는 일이었다.

언론이 소수당은 어떤 조건이나 환경 속에서 얼마나 애를 쓰는가로 접근 해야 되는데 큰 당 기준으로 정의당을 바라보니 치열한 도전과 헌신이 폄훼되거나 왜곡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서 안타깝기도 하다.

제3당이 지속 가능한 전망을 가지고
우뚝 서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선거법 개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

제3지대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비례 류호정·이은주 의원 의원직 사퇴했다. 일각의 비난에 대해서는?

류호정 의원은 제가 발탁해 1번을 준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정의당 당원이었기에 당원 투표로 비례의원이 된 것이다. 다만 내가 한 것은 당시 위성정당이 가시화되기 전 경선 레이스를 들어 갔기 때문에 2030 청년들에게 1번 2번 11번 12번 4석을 전체 20석 중 20%를 청년 명부로 지정하는 것을 제가 제안했을 뿐이다.

반면 이은주 의원 경우 꼼수라고 이야기하는 건 좀 억울하다. 이은주 의원의 위법의 내용을 보면 저는 우리 당이 권리를 계속 주장해도 된다고 본다.

이은주 의원이 부정을 했거나 국민들이 용인하기 어려운 일로 재판을 받은 것이 아니다. ‘입법 불비’ 차원에서 위법이 된 것이고, 법의 개정이 권고되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에서는 일부는 승소한 상황이었는데, 정치적 이유로 이은주 의원이 김건희 여사 특별법 대표 발의자라는 이유로 국민의힘이 법 처리에 동의해주지 않아 1월 9일 정개특위에서 개정하기로 했던 안이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6석 밖에 안되는 정의당이 한 석을 내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본다.

심상정 국회의원 인터뷰 (1)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과 경인일보가 1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2024.1.3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제3지대를 어떻게 평가하나

정의당은 횟수는 12년째고 진보정당 전체를 24년 정도 됐다. 정당에서 일종의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는 거는 자연스럽다. 지금처럼 정치가 황무지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전망 있는 그런 정치를 위한 여러 세력들의 시도를 특별한 현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제3지대는 양당 체제의 가치관 노선 정책 등과 명확히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또 다른 지지 기반을 목표로 양당이 대변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대변한다는 전망이 명확할 때 제3지대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그런데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명확하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은 소수당의 생존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다당제가 가능하다고 했다. 제가 그동안에 일관되게 해왔던 선거법 개정 운동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번 정의당 전원위원회 때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꼭 정의당이 아니어도 좋다.

어떤 당이든 제3당이 지속 가능한 전망을 가지고 우뚝 서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서 선거법 개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제3지대를) 기본적으로는 응원한다. 대신에 선거 후 사라지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녹색정의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비례 2년 순환도 추진하는데.

비례대표 중간평가제라고 보는 게 맞다. 2년제는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다. 진보정당 역사에서 계속 나왔다. 오로지 비례 의원의 기회만 있는 정의당 같은 소수 정당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전략이기도 하다.

정치인을 키우고 지역구에도 도전하려면 기회 마저도 나누어서 써야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거대 양당의 다양한 정치 실험처럼, 비례 2년 순환도 정의당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어떤 하나의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이걸 계속한다는 게 아니라 한번 해보자는 의미다.

녹색 정의당은 취지 자체가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못해서 아쉽다. 선거연합 정당이 핵심이 아니고 가치 혁신 노선 혁신이 핵심이다. 정의당이 그동안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불평등에 맞서는 정당이었는데 이제는 기후 위기까지 전면적으로 맞서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단계가 선거 연합이다.

고양갑 지역구 도전한다. 총선에 임하는 각오는

소수 정당 소속의 정치인이지만 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대선 후보도 했기에 제가 정치를 계속하는 것도, 정치를 멈추는 것도 국민 뜻에 따라야 한다. 한국 정치사에서 한 자릿수 소수 정당 정치인이 지역구에서 4선한 건 제가 처음이다.

정치 체제 개혁과 그동안에 저를 지켜준 덕양구 주민들에 대한 봉사 마무리도 짓고 싶다. 만약 이번에 또 국민들이 승인을 해주신다면 이제는 당을 넘어 5선 심상정으로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