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7명 사상 '중처법후 최대 피해'
산재 '빈번' 고용부 특별감독 전력

임금청구 패소 '수천억 배상' 우려…
경기 침체에 작년 영업익 반토막도


현대제철이 올해 들어 겹악재를 맞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반 토막 난 가운데 통상임금 소송 패소와 인천공장 중대재해 사고까지 벌어지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된 2022년 1월 이후 현대제철에서 벌어진 중대재해는 모두 4건이다. 지난 6일 인천공장에서 7명의 사상자를 낸 산업재해는 중처법 시행 이후 피해 규모가 가장 컸다.

중처법 시행 이전에도 산재가 빈번히 벌어지면서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두 차례나 받은 전력이 있어, 이번 사고에 대한 처분도 무거울 것이란 전망이다.

인천공장 산재는 현대제철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현대제철 노동자 2천83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사측은 수백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노동자들은 2010년 4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시간외 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 퇴직금 등을 적게 받았다며 차액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판결에서 현대제철이 연이어 패소한 데 이어 대법원 최종 판결도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임금 차액 지급분 443억원과 수당 지연에 따른 손해비용 약 350억원 등 78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다른 통상임금 사건들까지 모두 패소할 경우 현대제철이 지급해야 할 금액은 최대 3천5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2018년 10월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당시 3분기 영업이익을 3천761억원에서 1천21억원으로 정정 공시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당시 공시에서 "당사의 통상임금 소송 1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제기된 소송 전체로 확대 적용해 산출한 금액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항소와 상고를 제기하며 소송전을 끌어왔지만 대법원의 최종 판결마저 패소한 만큼, 최대 수천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마련하려면 올해 영업이익이 개선돼야 한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철강시황이 여전히 침체한 탓에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2%, 50.1% 감소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는데,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 건설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철근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그나마 지난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선전했으나, 올해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회복했음에도 글로벌 철강시황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며 "(올해도) 단기간 내 급격한 실적 회복은 어렵고, 하반기부터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시황 둔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동화·친환경·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