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는 미국의 결과만을 남겨두게 됐다.

대한항공은 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로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을 조건부로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EC는 그동안 요구해 온 대한항공의 유럽 4개 도시 노선 운수권·슬롯 일부를 다른 항공사로 이전하는 것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분리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EC는 지난해 6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며 기업결합 심사를 중단했고, 대한항공은 같은 해 11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분리 매각과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운수권·슬롯 일부 이전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EC가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유럽 노선 일부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로 이관하는 등 경쟁 제한 우려 해소 조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EU의 문턱을 넘으면서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 두게 됐다.

미국 경쟁당국은 기업 간 결함을 직접 금지하지 않지만, 소송 과정을 거쳐 기업 간 결합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훨씬 더 까다로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미국 법무부가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고,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항공동맹인 ‘스타얼라이언스’에 소속된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도 노선의 경쟁력 악화를 우려해 기업결합에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중 미국의 승인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연내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후 2년여에 걸친 브랜드 통합 과정을 거쳐 한 회사로 합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