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 단상·풀꽃문학관 풍경 기록
분교 사진 작가 강재훈의 나무 탐목기
100컷 작품과 감성글 담겨 묵묵한 위안
■ 꽃이 사람이다┃나태주 지음. 샘터 펴냄. 276쪽. 1만7천원

나태주 시인에게서 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대표작 '풀꽃'을 비롯해 그의 시 가운데는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데, 이번 책에서는 시로 다 표현하지 못한 꽃과 나무에 대한 단상을 산문으로 담았다.
시인에게 꽃은 사심 없이 좋아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다. 책은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삭막한 늦겨울에서 봄을 지나 여름꽃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풀꽃문학관의 풍경이 기록돼 있다. 머위꽃을 볼 때부터 부레옥잠을 만날 때까지의 시간 속에서 시인은 꽃을 심고 가꾸며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롭게 깨달았다고 말한다.
시인은 꽃과 나무를 보며 시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문학관에 자라고 있는 꽃과 나무에 얽힌 사연들도 들려준다.
그의 시에 나오는 꽃이 사람의 정서를 담아 마음을 움직이듯, 이번 산문집 역시 시인 특유의 따듯한 문체로 꽃과 나무라는 소재에서 우리네 삶을 녹여내고 있다.
■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강재훈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248쪽. 2만1천원

길가의 철망을 품은 채 자라는 가로수, 커다란 바위를 가르며 자라는 소나무,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나이테에 새긴 채 한결같이 폐교를 지키는 포플러, 쇠락한 마을 한가운데서 주렁주렁 감을 매단 감나무 등.
이 나무들은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저자를 반겨주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나무와의 소통과 교감은 저자의 일상과 마음을 단단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줬다.
신간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은 저자에게 멋지고 소중한 이 친구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만남의 장소와도 같다. 저자는 전시회에 걸렸던 작품 중 100여 컷의 사진을 엄선하고,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글을 곁들였다.
그는 힘겨운 세상살이에 지칠 때, 불안과 분노로 숨이 막힐 때 자연으로 걸어 들어가 나무와 사귀어 보라고 권한다. 온갖 역경에도 꿋꿋하게 서 있는 나무가 그러한 마음을 다독여 줄 것이기에.
이와 같이 나무와 교류해 온 경이롭고 낭만적인 저자의 탐목기는 이를 읽는 이에게도 나무와 자연이 선사하는 평온과 위안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