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고 해기사 양성과정 수료식
인천해사고는 지난 16일 ‘6급 해기사 양성과정 2기 수료식’을 열었다. 40·50대 중장년층의 고용 창출을 위해 지난해 도입된 양성과정은 교육생 40명이 전원 수료하는 성과를 올렸다. 2024.02.17 / 인천해사고 제공

“60대를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뜻깊습니다.”

지난 16일 인천 해사고등학교 내 해기교육원에서 ‘상선 6급 해기사(항해사·기관사)’ 양성과정 2기 수료식이 열렸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동안 교육을 받은 40명의 교육생 전원이 과정을 이수했다.

해기교육원이 운영을 맡고 한국해운조합이 교육 예산을 지원하는 해기사 양성과정은 지난해 인천에서 처음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부산에 위치한 한국해양수산연구원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력난과 고령화를 겪고 있는 해운업계에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교육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해 해사고에 신설됐다.

양성과정에 참여한 교육생들은 대부분 40~60대 중장년층이다. 기관사 과정 교육을 이수한 김용균씨도 그중 한 명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운영했던 김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1년 사업을 접어야 했다. 거래하던 업체들이 코로나19 이후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회사 사정이 악화한 탓이었다.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으나 50대 중반을 넘긴 그에게 재취업 문턱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고 한다. 한국폴리텍대에서 산업안전산업기사 분야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경기침체로 관련 직군을 뽑는 기업이 줄어 2년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김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천중장년내일센터를 찾아 취업 상담을 받았고, 해사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해기사 양성과정을 추천받았다.

평생 사업만 해온 김씨에게 상선의 엔진과 부품은 생소한 분야였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흥미가 커졌다고 한다. 김씨는 “처음에는 용어 하나하나 구분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도 뒤늦은 나이에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웠다”며 “나이 먹고도 뜻깊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 몸도 마음도 이전보다 건강해진 기분”이라고 했다.

해기사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수료를 마친 교육생들은 오는 5월까지 인천과 부산 등 전국 각 지역에 위치한 선사에서 승선 실습을 받는다. 3개월 동안 해기교육원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적용하면서 평가를 받으면 6급 해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교육생 임병덕씨는 “법정교육이나 직무교육 등 알아야 할 내용이 많아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남은 실습을 잘 마치고 항해사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중장년층의 고용 확대를 위해 도입된 해기사 양성과정이 성과를 내면서, 한국해운조합은 교육 관련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해운조합 관계자는 “내항상선 인력난 해소와 중장년층의 학습형 일자리 창출을 위해 먼 거리에서 교육을 받으러 오는 교육생들에게 체류비를 일부 지원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의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