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공여지법 관련 (28)
미군기지인 의정부시 캠프 레드클라우드를 관통하는 도로. /경인일보DB

여당이 내년도 예산에 경기북부의 대표적인 미군 반환 공여지 CRC(캠프 레드클라우드) 개발을 위한 정부 예산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가 차원의 지원을 호소해왔던 의정부시가 반색하고 있다.

19일 시에 따르면 의정부 가능동에 위치한 CRC는 과거 미2사단 사령부 등이 주둔했다가 2019년 4월 미군의 병력 이전으로 빈 곳이다.

2022년 2월 우리 군에 반환됐지만 부지 면적 83만6천㎡, 이 중 활용 가능한 부지만 66만2천941㎡에 달해 국방부로부터 이 토지를 매입해 활용해야 하는 시로서는 큰 부담이 있는 상황이었다.

CRC 부지의 감정 평가액은 8천억원이 넘으며, 실제 매입을 위해선 1조원에 이르는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 1조3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운용하는 시로서는 개발의 청사진이 있어도 토지매입부터 쉽지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는 CRC의 국가 주도 개발을 주장해왔으며, 김동근 시장 또한 지난해 CRC 앞에서 “정부가 국가정원으로 개발하는 용산공원처럼, 경기북부를 대표하는 반환공여지에도 비슷한 수준의 관심과 행·재정적 지원을 해달라”고 호소(2023년 6월8일자 9면 보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CRC와 의정부 제일시장을 잇따라 찾아 “올해 첫눈이 내릴 땐 CRC를 리노베이션 할 수 있는 정부 예산을 통과시키겠다. 82만6천여 ㎡에 달하는 공여지를 기초지자체더러 개발하라고하고 나몰라라하는 것은 국가의 무책임”라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희망적으로 변하고 있다.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CRC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하고, 재정 지원을 약속한 것은 한 위원장의 발언이 처음이다.

시는 앞으로 여야를 떠나 지역발전을 위한 정치권의 관심과 협조를 구하는 한편, CRC 개발을 위한 사업비가 실제 정부 예산 수립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의정부 구도심 핵심적인 위치에서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CRC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그 파급 효과는 경기북부 전체에 미칠 것”이라면서 “정부 지원이 가시화하면 개발의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해 6월 의정부 가능동에 위치한 미군 반환공여지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앞에서 정부 차원의 보존 및 개발 지원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의정부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