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GRDP 부산 추월 제2도시로
두 도시간 산업구조 격차 지속될것
어느 지역만 우대는 불공정한 경쟁
특별법도 좋지만 40년 넘은 규제법
이참에라도 풀어주는게 마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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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지역의 경제력 크기는 보통 지역내총생산규모(GRDP)를 기준으로 한다. 지난 2017년 인천의 GRDP 규모가 처음으로 부산에 앞섰다. 이후 다시 부산이 인천을 앞질렀다. 하지만 지난 연말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소득 통계에 따르면,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인천이 부산을 다시 추월하였다. 우리나라 8대 특별·광역시 중 서울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즉, 이제 인천이 '대한민국 제2도시'가 되었다.

원인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회복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보면 2022년까지 인천의 GRDP(실질)는 7조7천억원이 증가하여, 8.8% 성장하였으나 부산은 8천억원이 증가하여 0.9%의 성장을 보였다. 인천은 제조업 중 반도체 등 전기·전자업종, 자동차 등 운송장비업종, 그리고 건설업이 성장을 주도하였다. 서비스업은 강보합에 그쳤다. 부동산업종과 사업서비스업종 등이 성장을 보였으나 운수·창고업이 큰 폭의 감소를 보인 때문이었다. 이에 비해 부산은 제조업, 건설업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업은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보장, 보건복지 업종의 부분적 성장으로 미약한 증가를 보여 산업 전반의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코로나19를 헤쳐나오면서 인천은 전보다 성장했지만, 부산은 정체에 머문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 회복과정에서 나타난 인천과 부산의 실질 성장 격차가 두 도시 간 산업구조의 격차에 기인하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이 인천의 운수·창고업이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러한 격차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추론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지난 1월25일 국회에서는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되었다. 부산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19명의 의원이 발의에 참여하였다. 앞으로 많은 논의 과정이 남아있지만 발의 내용만으로는 부산의 지역경제 발전을 위하여 엄청난 초법적 특혜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주 대통령의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가 '열한 번째,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라는 부제를 달고 부산에서 열렸다. 언론에 보도된 대로 인용하자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산을 남부권 중심축이자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제2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부진한 부산의 회복세와 산업적 열세를 고려하면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남부지방의 허브 도시로서 부산의 성장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이의가 없다. 하지만 부산 육성의 목표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제2도시'라는 데에는 다소 의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뒤집어 말해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과밀억제권과 성장관리권역으로 묶인 제약 속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앙정부의 지원 하에서도 세계 초일류 도시를 향해 달려 온 인천이 이제 대한민국 제2도시가 된 것은 아무래도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의미가 내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이 제2도시가 된 것이 영 이상한 것인가.

무릇 자본주의 시장경제하에서의 경제주체는 정보공개 하의 경쟁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한다. 지역경제도 마찬가지다. 어느 지역은 눌러 놓고 어느 지역만 우대하여 지원하면, 그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민은 차별대우를 받는 것과 다름없다. 공정하지 않은 경쟁이기 때문이다. 인천이 이제 외형적 규모 면에서 부산을 앞지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천시민은 아직 배고프다. 정부와 기업 부문을 제외한 1인당 개인소득으로 보면 8대 특별·광역시 중 인천은 아직도 거의 꼴찌 수준이다. 같은 수도권이지만 인천시민의 1인당 개인소득은 서울시민의 85.8% 수준이다. 그 결과 인천시민의 1인당 민간소비는 서울시민의 76.5%, 부산시민의 90.6% 수준이다. 특히, 최근 2030 세계박람회 유치가 무산되어 더없이 아쉬움이 큰 부산을 남부권의 중심축으로 키우자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특별법 좋다. 하지만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인천에, 40년을 넘게 덧씌워진 규제법은 이참에라도 가능한 한 풀어주는 게 마땅하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