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연휴 뒤에도 '가격 강세' 여전
무 1개 1890, 대파 1봉지 5490원
이상 기후에 '작황 부진' 평년比 높아
과일도 1만원 이상 비싸 '부담'
"설 지나면 가격이 내릴 줄 알았는데 여전히 비싸네요."
19일 수원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60대 주부 A씨는 깐대파 한 봉지를 손에 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형마트의 깐대파 한 단 가격은 5천990원. 화성 동탄에 거주하지만 이날 수원까지 장을 보러 왔다는 A씨는 "비단 파뿐 아니라 시금치, 애호박 등 채소가 전반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보니 장 보는 게 부담된다"고 한탄했다.
신선식품 수요가 급증하는 설 연휴가 끝났는데도 여전히 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여파다. 대형마트는 물론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채소가격도 평년보다 비싸게 유지되면서 소비자 부담도 커지는 실정이다.
이날 방문한 수원시내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엔 둘러보는 소비자는 많았지만 정작 장바구니에 채소를 담는 소비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무 1개에 1천890원, 대파 1봉지는 5천490원, 깐쪽파 1봉지는 5천490원, 청양고추는 150g에 4천490원, 애호박 1개는 2천990원 등 확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껴서다.

신선식품 코너에서 만난 70대 B씨는 "대파만 하더라도 한 봉지에 10개도 채 안 들었는데 가격이 6천원에 육박한다. 평년보다 2배 가까이 비싼 꼴"이라며 "채소류가 유난히 비싸다보니 그냥 공산품만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에서도 채소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수원시내 한 전통시장을 둘러보니 애호박 1개 가격은 2천500원 꼴이었다. 청양고추 150g은 3천~4천원에 달했다. 대파 1단도 3천500~4천원 수준이었다. 대체로 대형마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소 가격이 형성된 셈이다.
전통시장에서 만난 소비자 C(32)씨는 "채소류는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싼 편이라 시장을 자주 찾는데, 요즘은 가격이 너무 올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설 이후엔 가격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도무지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최근 채소류 등 농산물 소비자가격은 평년보다 비싸게 형성돼있다. 일례로 이날 수원 지동시장 기준 대파 상품 1㎏ 소매가격은 4천360원으로 2주 넘게 동일한 가격을 유지 중이다. 평년 가격(2천420원) 대비 80.1% 비싼 수준이다. 시금치 100g 소매가도 1천60원으로 평년보다 2배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설 연휴 전 가격이 올라 서민들의 부담을 키웠던 과일 가격도 여전히 비싸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수원 지동시장에서 사과(후지·상품) 10개 가격은 한달 전과 동일한 3만7천700원으로, 평년 가격(2만7천300원)보다 1만원 이상 높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