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착공 공사 1년 지연
토지주와 소송 승소 지장물 철거
내달 재개 도로 확장공사 등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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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에 위치한 이승훈 묘역으로 갈 수 있는 산책로가 인근에 이승훈 역사공원과 천주교 역사문화체험관 조성이 늦어지면서 막혀있다. 2024.2.20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이승훈 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오는 3월 재개된다. 당초 계획보다 1년 넘게 늦춰졌는데, 인천시는 올해 6월에는 사업을 완료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 목표다.

이승훈 베드로(1756~1801)는 1784년 만 28세의 나이에 중국 베이징에서 세례를 받은 한국 최초의 영세자로 기록돼 있다. 이후 귀국해 1785년 한국 최초의 천주교회를 창설하는 등 신앙공동체를 형성했다.

이는 한국천주교회가 외국 선교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시작한 세계 유일의 교회가 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를 기리고자 인천시가 추진 중인 것이 바로 이승훈 역사공원 조성사업이다. 남동구 장수동에 자리한 시 지정 기념물(제63호)인 이승훈 묘역과 그 주변을 공원화해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 내용이다. 인천시는 2022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2021년 11월 역사공원 착공식을 진행했다.

인천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은 천주교 역사문화체험관을 지어 기부채납하기로 했으며, 역사공원 착공에 앞서 공사가 시작됐다.

예정대로라면 이미 사업이 완료됐어야 하지만, 인천시와 이곳 토지 소유주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1년 넘게 공사가 중단됐다. 사업 예정부지 인근에는 "철담을 따라 1.3㎞만 걸으면 이승훈 역사공원 조성사업 예정지이자 이승훈 묘역이 나온다"는 안내판이 있지만, 정작 산책로 입구에 철제 울타리와 노끈을 설치하는 등 이승훈 묘역으로 가는 길마저 막힌 상태로 방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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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에 위치한 이승훈 역사공원과 천주교 역사문화체험관 모습. 2024.2.20 /조재현기자 khy@kyeongin.com

역사공원 조성을 담당하는 인천대공원사업소는 최근 토지주를 상대로 한 명도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지장물 철거를 완료하는 등 재착공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인천대공원사업소는 다음달 역사공원 조성을 비롯해 인근 도로 확장공사를 재개하기로 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바로 옆 천주교 역사문화체험관 공사도 다시 시작됐다.

인천대공원사업소 관계자는 "산책로는 이미 완공했지만 역사공원 조성 공사가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오가면 위험할 수 있어 막아놓았다"며 "올해 6월에는 역사공원과 역사문화체험관 조성을 모두 끝내고 시민들의 공간으로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