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제 '과정' 문제 직격 SNS
'탈당' 김영주 의원과 道현안 논의
당내 계파 갈등 고조땐 역할 제기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입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기존에는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최근 총선(국회의원 선거)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불거진 '비명횡사' 논란에 '민주당의 위기'를 거론하며 사실상 이재명 대표 체제 공천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터져나온 민주당 공천 잡음에 계파 갈등이 심화할 경우, 대권 잠룡이자 민주당 대안으로 꼽히는 김동연 지사가 비명계 구심점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0일 오후 늦게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공천 갈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민주당의 위기"라고 진단하며 "공천과정에서 민심이 떠나면 회복이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누구를 배제'하는 공천이 아니라, 국민평가에 맡기는 '누구든 경선'을 해야 한다"고 사실상 이재명 대표 체제의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직격했다.
앞서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이 난항을 겪을 당시 상황을 지켜보며 발언을 자제했고 이번 총선에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다. 준위성정당 결정은 여전히 아쉽다"는 다소 정제된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도 민주당 관련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평가나 비판은 자제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내 '비명 학살' 등 공천 잡음이 터지자, 김동연 지사가 즉각 반응을 보였고 '사사로운 이익보다 의로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의 견리사의(見利思義) 자세를 민주당에 촉구했다.
지난 19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총선 공천을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하위 평가자를 통보했는데 이를 전달받은 국회 부의장의 김영주 의원은 '이재명 사당'이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김영주 의원은 민주당 4선 중진이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친문'에 속한다.
특히 김동연 지사가 이번 공천 갈등이 터지기 전인 지난 15일 김영주 부의장을 만나 경기도 현안을 논의한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동연 지사가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일할 당시, 김영주 부의장은 고용노동부 장관을 맡아 함께 경제팀 일원으로 일했다.
더욱이 김동연 지사는 좌우를 막론하고 긍정평가를 받고 있어 중도층 등 외연 확장 가능성이 크며 민주당의 위기가 거론될 때마다 '민주당 대안'으로 꼽히는 범진보 진영 '잠룡'이다.
도지사를 맡고 있어 경기지역 민주당 의원과도 긴밀한 만큼 현재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갈수록 고조될 경우, 탈당한 경기지역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친문·비명의 구심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