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안성·수원·파주 등 6곳 활용
의정부 응급실 의사 겨우 3명 근무
재이송 비일비재, 장기대응 역부족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대란 우려에 정부가 '공공병원 운영 확대' 등을 대책으로 내놨지만, 이미 열악한 시설과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기도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만으론 의료 공백을 메우기엔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공공병원의 평일 진료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공휴일 진료를 실시하는 등 지방의료원과 국군병원 등의 공공병원을 활용한다는 내용의 '집단행동 대비 비상진료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경기도는 도내 소재한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이천·안성·의정부·수원·포천·파주)을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경기도의료원 확대 운영은 현재 '경계' 단계인 보건의료재난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 이뤄진다.
문제는 현재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에 대한 열악한 시설 수준과 인력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불거져왔다는 점이다. 특히 공공의료원에 파견된 전공의 인력까지 빠진 상황에서 의료 공백 수요 감당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실제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은 응급의학과 의사가 3명밖에 근무하지 않아서, 24시간 가동하지 못하고 오후 5시 30분부터 오전 8시 30분인 15시간만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5개 병원도 인력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각 병원별로 개설되지 않은 진료과가 적게는 4개부터 많게는 8개까지 있다.
게다가 경기도의료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전문의 부족·병상 부족·응급수술 및 처치 불가 등의 사유로 다른 병원으로 재이송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응급 의료에 도움이 되는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2022년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의 재이송 건수는 744건이었으며, 지난해에는 9월까지만 집계된 건수가 854건에 달했다.
경기도의료원 응급실의 병상 수는 수원 13석·의정부 11석·파주 20석·안성 15석·포천 20석·이천 20석으로 응급 환자가 밀려 들어올 경우 환자를 수용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상황이 이렇자 공공병원을 활용하더라도 2주가 넘어가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이러한 비상상황에는 공공병원이 끝까지 역할을 할 수밖에 없지만 이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황이 장기화되면 결국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평소에 공공병원 인력을 확충해놨어야 이런 비상상황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공공병원이 정원도 못채우고, 의사가 없어 휴진하는 과도 있는 상황이라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료원 관계자는 "암 환자 등 중증도가 높을 경우 전문의 부재나 시설 부족 등의 이유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곤 하는게 맞지만 아직 의료계 집단행동이 경기도의료원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다"며 "응급 환자의 경우 주변 병원들과 핫라인을 구축하거나 신규 의사 채용까지 검토해보는 등 상황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표 참조
→ 관련기사 (전공의 집단 파업에… 국군병원이 민간의료 최전선)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