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비명계간 대결 구도도 형성
'야권 분열' 국힘 유리 구도 가능성


의총 입장하는 홍영표 의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4.2.21 /연합뉴스

비명(비이재명)계 대표이자 '친문 좌장'으로 손꼽히는 홍영표 부평구을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비명계·친명계 '공천학살'을 우려한 갈등이 증폭하는 모양새다. 계파 갈등이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촉발되면서 자칫 선거 판세를 뒤흔드는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 내부에서 나온다.

홍영표 의원은 21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인을 위한 '사천'(私薦)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공천'이 돼야 한다"며 "당내 정체불명 여론조사가 돌고 국민도 납득하기 어려운 족집게 찍어내기 선출직 평가 결과 등은 명백히 특정인들의 '공천배제'로 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비명계 현역 의원의 공천 여론조사 배제 등 여러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홍영표 의원은 민주당 공천 절차가 불투명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두고 "총선 승리를 위한 공천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당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며 "이대로 가면 총선 승리를 윤석열 정권에 헌납하게 된다"고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이 이 같은 입장을 낸 건 지난 19일 "원칙대로 공천과 경선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두 번째다.

대표 비명계인 홍영표 의원을 필두로 비명계, 친문계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당 공천에 강한 의구심을 표현하면서 민주당 계파 갈등은 한층 더 격화하는 상황이다.

특히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부평구을에는 일찌감치 친명계 이동주(비례) 의원, 유길종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이 깃발을 꽂으면서 비명계, 친명계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이동주 의원은 이날 홍영표 의원을 향해 "당헌, 당규 등 시스템 자체를 왜곡하고 총선 패배를 운운하는 것은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분열 행위"라며 "친문 좌장이라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다른 의원들을 부추기고 집단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이적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계파 갈등이 서둘러 봉합되지 않으면 총선에서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관계자는 "유권자들은 현재 상황을 야권 분열이라는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비명계, 친문계 의원들의 당 이탈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장기간 갈등이 이어지면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부평구을이 당내 갈등으로 분열의 중심지가 되면서 국민의힘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평구을 후보자 발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천관리위원회가 회의를 거쳐 단수공천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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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