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폭우에도 현장출동 마다않고… 도움 손길 앞장"
재난 응급복구·대민피해 최소화 단체
6년간 야간순찰하며 방범에도 힘 써
"자기 일처럼 나서주는 단원들 감사"
"봉사는 내 이익이 아닌 '누군가를 도왔다'는 뿌듯한 마음만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 즐거움을 많은 분들이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기범 양평군 자율방재단장(58)은 지난 35년간 '해병대 정신'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곳을 누비고 있다.
남 단장은 "양평은 임야가 많아 산불도 많이 나고 한강도 끼고 있어 여름엔 수해피해가 잦은 지역"이라며 "자율방재단은 지역의 재난 응급복구를 지원하고 대민피해를 최소화하는 단체다. 현재 양평에선 300여 명의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단장은 4대째 양평에서 거주하고 있는 토박이로 해병대 전역 후 1990년 지역해병대전우회를 창설해 20년간 지역 해병들을 하나로 모았다. 당시 지역의 안전망이 부족한 상황에서 양평군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이 발족했는데, 남 단장은 감시단장도 맡아 6년간 지역 최일선에서 야간 순찰 등을 하며 지역 방범에도 힘썼다.
그는 "회원들끼리 회비를 걷어 자비량으로 봉사활동의 대부분을 진행한다. 자율방재단의 봉사는 우리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내, 해외까지도 마음을 쏟는다"며 "강릉이 폭설로 인해 비닐하우스가 무너졌을 때 하우스 철거 등을 도왔고 이외에도 충북 제천 수해 현장에도 갔었다. 2018년 라오스 댐 붕괴사고 때는 일주일간 자비로 머물며 단원들이 소독 및 복구를 도왔다"고 말했다.
2022년 여름, 양평군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며 산사태·하천 피해 등으로 인해 인명 및 재산 등에 큰 피해가 있었다. 당시 자율방재단은 새벽에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즉시 현장에 출동해 수색활동을 전개했으며 교량에 걸린 나무로 인해 마을이 고립되자 나무를 제거해 신속한 통행 재개에 일조했다.
남 단장은 "양평이 한강과 각종 개천을 끼고 있어 여름철 물놀이 사고를 비롯해 수해 때 인명피해가 적지 않다. 자율방재단에서 스킨스쿠버 자격증이 있는 단원들과 주변 주민들을 모아 수색 및 유해인양도 진행하고 있다"며 "항상 방재단원들이 단장을 따라주어 이런 봉사의 여건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원들이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해줘서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자율방재단은 한강정화활동을 비롯해 일상의 봉사와 필요한 곳에 손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남 단장은 "이전과 다르게 봉사의 여건도 달라졌다. 젊으신 분들이 평일 생계활동을 하시다가도 주말에 나와서 활동하시는 걸 보면 감사하다"며 "군 단위의 지자체지만 주민들끼리 도와가는 과정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우리 고장이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