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80조… 2천944억 감소
中企 0.22%… 건전성 부실 우려도


인천지역 기업의 대출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연체율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발표한 '2023년 12월 중 인천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자료를 보면, 인천 소재 기업의 예금은행 여신(대출) 잔액은 전월과 비교해 2천944억원이 줄어든 80조22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에는 5천715억원이 증가하면서 대출 규모도 늘었지만,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천85억원, 중소기업이 1천150억원씩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천 기업의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현황도 마찬가지로 감소했다. 인천 소재 대기업의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300억원이 줄어든 8천156억원,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은 409억원이 감소한 17조6천6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천지역 중소기업의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이 일제히 대출을 줄인 것은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만기가 다가온 기존 대출의 원금과 이자상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 금리가 연 5.31%로 2012년(5.43%)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았던 만큼, 기업들이 체감하는 이자비용 부담도 커졌다.

이는 기업들의 수신(예금·저축·적금) 규모가 줄어든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인천 기업의 예금은행 수신 잔액은 3천589억원이 감소한 64조5천528억원이었다. 종류별로는 요구불예금(-4천362억원), 정기예금(-5천155억원)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기업들이 예·적금 계좌에서 현금을 찾아 만기가 다가온 대출을 갚는 데 썼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신규 대출을 줄이고 기존 대출을 갚기 위해 내부 유보금을 동원하는 등 채무비율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연체율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달 기준 인천지역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0.22%로 전월(0.21%)보다 소폭 올랐다.

기업들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해도 이어지면 은행의 건전성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유예가 종료되고, 고금리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은행 건전성도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