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의대 재학생 250명 수업 거부
휴학 신청… 졸업생 '인턴' 임용 포기도


의대 신입생 수를 지금보다 2천명까지 늘려 부족한 의사 수를 채우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행동이 1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역 일부 의과대학에서는 전공의 파업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휴학, 임용 포기에 나서는 인턴 등의 움직임도 나타나며 집단행동이 대학으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26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인천지역 한 의과대학 재학생 250여명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수업 거부에 나선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날부터 휴학을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업 거부의 경우 수차례 결석만으로도 집단 유급의 위험이 있는 만큼 휴학으로 방식을 변경해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의대 졸업생들이 '인턴' 임용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인턴은 의대를 막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한 '막내 전공의'다. 인턴 1년 후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가 된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대학으로 집단 행동이 조금씩 확산하고 있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인턴 임용을 포기하면 미 출근시 당장 군 입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크게 확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공의 파업이 1주일을 넘기며 의료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443명으로 이 가운데 336명이 출근을 하지 않았다. 인천시가 업무개시 명령을 내린 전공의는 22명이다.

공교롭게 이날 오전 정부는 의료진의 복귀 마지노선을 29일로 제시하는 등 초강수 대책을 발표했다. 또 계획대로 각 의과대학에 다음 달 4일까지 의대 정원 증원 신청을 받는다는 방침도 밝혔다.

29일 이후에는 업무복귀 명령 미이행 전공의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는 한편, 의대 증원 규모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예측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천대와 인하대는 기존 정원의 두 배의 증원을 신청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결과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정부가 복귀 시한을 못 박은 만큼 개별 전공의 판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인천시도 29일 이후 정부 방침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인천지역 공공의료기관의 외래 진료시간을 이날부터 늘렸다. 인천의료원은 오후 8시까지 진료 시간을 2시간 연장했고, 인천적십자병원은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운영하던 외래 진료를 오전 8시 30분부터 진료를 시작해 진료시간을 30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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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