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155)] 콩팥에 생긴 물혹 괜찮을까?
다낭성 콩팥질환은 기능 떨어뜨려
5㎝ 이상땐 더 커지는지 확인해야
유두 모양 덩어리 있다면 암 의심
최근 눈에 띄게 한쪽 배가 볼록 나오고 고혈압이 있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원한 63세 여자 환자를 검사했다. 초음파검사 결과 우측 콩팥(신장)에 9㎝ 크기의 단순 물혹(낭종)이 발견되었다. 건강검진을 받아본 50대 이후의 남녀 누구나 콩팥 또는 간에 물혹이 한두 개 있다는 말을 흔하게 듣게 된다.
콩팥에 물혹이 발생하는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염증, 세뇨관 폐쇄, 유전적 요인 등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나이가 들면서 액체의 흐름이 막혀 물혹이 발생하기 때문에 노화와 관련이 큰 것으로 본다.
단순 물혹은 무색 또는 맑은 황색의 장액성 액체(단백, 당, 지질, 아밀라아제 칼륨, 나트륨, 크로라이드 등)로 채워져 있다. 증상 없이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 5㎝ 이하의 단순 물혹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러나 추적검사를 했을 때 커지는 물혹 또는 유전성 질환인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콩팥질환은 점차 나이가 들면서 콩팥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콩팥 물혹은 초음파검사에서 일차적으로 진단되고 필요한 경우 CT촬영을 통해 확진된다. 물혹은 성인 10명 중에 1명, 50대 이상에서는 2명 중 1명꼴로 흔하게 발생한다.
물혹은 하나 또는 여러 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크기는 작은 것에서부터 15㎝까지 다양하다. 단순 물혹은 두 개 콩팥 중 좌측보다 우측에서 조금 높게 발생한다. 양쪽 콩팥에 10개 이상의 불규칙한 모양의 물혹이 발생하였다면 유전되는 다낭성 콩팥질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순 물혹의 경우 수술하거나 약물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물혹이 걱정되어서 물을 뽑아낸다고 해도 다시 재발하므로 물을 뽑을 필요는 없다. 다만 고혈압, 콩팥 기능이 떨어지거나 소변의 흐름을 방해하는 경우 물혹 내 액체를 뽑아내고 에탄올을 주입하여 태우는 경화요법으로 한 두 번 치료하면 대부분 물혹이 사라진다.
물혹 벽이 두껍고 모양이 일그러져 있거나 물혹 안에 3㎜ 이상의 두꺼운 막에 석회화가 동반되어 있다면 초음파 검사로 추적관찰을 하거나 CT촬영을 권한다. 또한 물혹 내 유두모양의 작은 덩어리를 포함하고 있다면 콩팥암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한다.
단순 물혹인 경우 특별히 조심해서 먹어야 할 음식은 없다. 다만 물혹인 경우 크기가 5㎝ 이상인 경우 1년에 한 번 정도 초음파검사를 받아 물혹이 커지는 것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다낭성 콩팥질환은 초기 증상은 없으나 60세 이후에서는 콩팥 기능이 점차적으로 저하되어 콩팥 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고혈압, 혈뇨, 파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낭성 콩팥질환인 경우 유전성이기 때문에 가족들도 함께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정기적인 초음파검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