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직 20명 적십자교육도 미이수
수원·하남·고양 등 타지점도 비슷
안성시 스타필드 내에 있는 '스몹'(스포츠 체험시설)에서 번지점프를 한 60대 여성이 8m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져 숨진(2월 27일자 7면 보도=경기지역 쇼핑몰 '번지점프 추락' 60대 여성 사망… 수칙준수 조사) 가운데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 모두가 안전과 관련한 자격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스몹컴퍼니에 따르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점 내부에 응급처치 시설을 설치해 방문객의 안전사고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사고 현장에서는 6명의 관리직원 중 1명만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아 수료증을 취득했다. 나머지 직원들은 자격증은커녕 심폐소생술 교육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스몹 안성점에서 일하는 계약·파견직 직원 20명 역시 대한적십자사의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지 않았다. 스몹 측은 관리직원들이 계약·파견직 직원을 상대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현장에서 고객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직원들은 전문가가 진행하는 대한적십자사의 심폐소생술 교육조차 받지 않은 것이다.
이런 문제는 계약·파견직 채용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22일 구인구직 사이트에 등록된 스몹 안성점의 계약·파견직 직원 채용공고를 보면 채용조건으로 심폐소생술 및 안전 관련 자격증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분', '유관업무 경험자, 인근거주자, 장기근무 가능자 우대'와 같은 조건만 있을 뿐이었다.
수원과 하남 등에 있는 다른 지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수원은 정직원인 관리직원 3명 중 2명, 하남의 경우 8명 가운데 5명이 대한적십자사에서 진행하는 4시간의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수료증을 취득했지만, 자격증은 없었다. 계약·파견직 직원들 역시 교육 수료는 물론 자격증도 없었다.
스몹 하남점 앞에서 만난 허모(44)씨는 "번지점프에서 생명줄을 잘 챙기지 못해 벌어진 사고라 진짜 안타깝다"며 "안전요원이 잘 챙겼으면 됐을 텐데 소홀해서 벌어진 사고라고 생각한다. 직원들 대부분이 안전과 관련한 자격증도 없다니 기가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스몹컴퍼니 관계자는 "시설 내 사고 시 대응 매뉴얼이 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심폐소생을 했고, 직원들은 가림막으로 사고 현장을 가렸다"며 "모든 관리직원을 상대로 심폐소생 교육을 받고 있으며 계약·파견직은 관리직원이 교육을 맡고 있다. 응급구조·사고대응·시설 등 점검도 주기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스몹 안성점 소속 안전 요원 2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