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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지역사회부(부천)차장
4·10 총선을 앞두고 부천지역 정치권이 소란스럽다. 중앙 정치권의 혼란이 지역 정치권에 큰 파동을 안기는 모습이다. 파동은 크게 두 가지다. 선거구 획정 파동과 공천 파동이 있다.

선거구 획정 파동은 전형적인 '중앙 발'이다. 기존 부천지역 선거구는 갑·을·병·정 4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말 부천시 4개 선거구를 3개로 줄이는 내용이 담긴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애초 지역에선 선관위 획정안을 '실현 가능성 없는 안'으로 치부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부천지역 선거구를 줄이는 선관위 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위기감은 높았다. 전례를 볼 때, 직전 국회에서 선거구 분·합구 얘기가 나오면 다음 국회에서 확정되는 일이 즐비해서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급변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획정위의 원안을 받아 29일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다. 이로써 부천지역 선거구 축소는 시간문제가 됐다. 지역 정치권은 뒤집혔다. 4개 선거구 현역인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시민의 투표권과 평등권을 제물로 '국민의힘 지역구'를 지키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부천 선거구 획정의 정상화 협상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민심도 크게 동요했다. 인구수가 더 적은 서울 강남이나 대구 달서가 아닌 부천의 선거구 축소에 자존심이 단단히 상했다.

공천 파동도 심상찮다. 6선 고지를 바라보던 설훈 의원이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에 들었다. 부천지역에선 '비명계 수장' 격인 그의 행보와 관련해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40여년 간 민주당을 지켜온 이에게 '가혹한 형벌'이 내려졌다고 입을 모았다. 설 의원은 결국 탈당을 선택했다. 이 무렵, 지역 정가에선 하위 20% 안에 또 다른 현역 의원이 포함됐을 것이란 풍문이 돌며 민심을 자극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천지역 파동은 앞으로 더 커질 모양새다. 선거구 획정안의 향배가 곧 결정되고, 여야의 공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연태 지역사회부(부천)차장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