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부터 관람객들 대기행렬

“그동안 행복 준 고마운 존재”

4월 3일 중국으로 이송 예정

판다월드 대기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일반에 공개되는 마지막날, 개장과 동시에 인파가 몰리며 개장 10분여만에 판다월드 대기시간이 250분을 돌파했다. 2024.3.3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용인푸씨’ ‘푸곰주’로 불리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일반에 공개되는 마지막 날인 3일, 용인 에버랜드엔 개장 전부터 셀 수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을 두눈에 담기 위해 전국 각지의 푸바오 팬들이 에버랜드를 찾았다.

이날 오전 9시 30분 무렵 방문한 에버랜드 정문 유료 주차장은 개장 30분 전인데도 만차를 이뤘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국내 1호 자연 번식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보기 위한 이들이 이른 시간부터 이곳을 찾으면서다. 유료로 운영되는 정문 주차장은 물론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셔틀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무료 주차장도 금세 차량이 들어차는 모습이었다.

에버랜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마지막으로 판다월드에 출근하는 3일, 많은 이들이 에버랜드 개장을 기다리며 줄지어 서있다. 2024.3.3.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에버랜드 정문도 북새통을 이뤘다.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관람객이 대거 몰려서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이날은 오전 3시 30분 첫 고객을 시작으로 많은 이들이 개장을 기다렸다. 이 같은 상황에 개장 전부터 “안전한 보행을 위해 절대 뛰지 마시고 다른 사람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천천히 걸어서 이동해주길 바란다”는 안내 방송이 수시로 나왔다.

인파가 몰린 상황 속 오전 10시가 되자 대다수 관람객들은 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푸바오가 있는 판다월드 방향이다. 삽시간에 정문 인근에 위치한 유모차 대여소까지 긴 줄이 형성됐다. 놀이기구가 위치한 곳들의 도로를 빙 둘러 대기 줄이 늘어섰다. 그러자 에버랜드 직원들이 발 빠르게 줄을 통제했다. 대기 시간 안내판엔 ‘250분’이 적혀 있었다. 개장 10분 만에 4시간 넘는 대기 줄이 발생한 셈이다.

판다월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일반에 공개되는 마지막날, 개장과 동시에 인파가 몰리며 개장 10분여만에 판다월드 대기시간이 250분을 돌파했다. 사진은 판다월드로 가기 위해 관람객들이 이동하는 모습. 2024.3.3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푸바오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마지막으로 판다월드에 출근하는 3일, 많은 이들이 푸바오를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4.3.3.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판다월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마지막으로 판다월드에 출근하는 3일, 많은 이들이 푸바오와이 만남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 있다. 2024.3.3.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곧바로 푸바오를 보기 힘든 상황인데도 줄을 선 관람객들의 표정은 밝은 편이었다. 긴 대기를 예상이라도 한 듯 접이식 의자를 챙겨 온 이들도 상당했다. 푸바오와의 마지막 만남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일제히 기다림을 택한 것이다.

수원에서 왔다는 A씨는 “힘든 일상 속 위안을 준 푸바오의 마지막을 눈에 담으려고 오전 9시부터 에버랜드 입구에서 기다렸다”면서 “지난번에 왔을 땐 대기 시간이 2시간 가량이었는데, 오늘 대기가 확실히 길지만 끝까지 기다려 푸바오 모습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성 동탄에서 왔다는 정모(22)씨도 “푸바오를 보러 에버랜드에 10번쯤은 왔는데 이렇게 대기를 하는 건 처음이다. 이 시간에 놀이기구를 타면 여러 개를 타겠지만, 오늘만큼은 푸바오를 위해 시간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중국으로 반환되는 푸바오의 안녕을 바라는 이들도 많았다. 인천에서 온 최모(23)씨는 “푸바오는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존재”라며 “그동안 행복을 줘서 너무 고맙다. 중국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보러 가겠다”고 강조했다.

푸바오
에버랜드 정문 입구에 놓인 푸바오 인형에 관람객들이 글을 남겨 놓은 모습. 2024.3.3.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푸바오는 이날 판다월드 출근을 끝으로 본격적인 중국 이동 준비에 돌입한다. 지난 2021년 1월 4일 처음으로 관람객을 만난 지 1천154일만이다.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 연구 협약’에 따라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옮겨진다. 푸바오 중국 이동 예정일은 다음 달 3일으로, 4일부터는 판다월드 내실에서 비공개 상태로 건강 및 검역관리를 받고 이송 케이지 적응 등 이동 준비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