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주변 곳곳 사람 왕래 흔적
사유지… 출입금지 안내 없어
市 "권한 없지만… 방법 강구"

오산시의 한 폐공장에서 아이돌 가수 연습생 화보 촬영을 준비하던 스태프 4명이 6m 아래로 떨어지는 안전사고가 발생(2월28일 인터넷판 보도=오산 폐공장서 아이돌 가수 화보 촬영하던 스태프 4명 추락…1명 중상)한 가운데 해당 현장을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또 다른 안전사고 우려가 일고 있다.
3일 오산시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발생한 폐공장은 한 화학업체가 운영하던 곳으로 지난 2014년 12월 폐업했다. 현재 해당 부지는 한 신탁회사가 관리하고 있으며 도시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사고 발생 다음 날 오전 10시께 찾은 폐공장의 입구는 문이 굳게 닫힌 채 들어갈 수 없었다. 담장 너머로는 손길이 닿지 않아 허름하고, 창문이 깨진 건물 3채가 보였다. 잠겨진 문틈 사이로 보이는 내부는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지만, 폐공장 담장 주변에서는 사람이 오고간 흔적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폐공장과 외부를 구분 짓는 언덕은 길이 만들어져 있었으며, 공장 뒤편의 담장은 무너져 내려 사람이 출입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폐쇄된 사유지이기에 시민이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곳임에도 출입을 막는 안내문은 없었다.
인근 주민들은 해당 폐공장이 오랫동안 방치돼 있음에도 누구나 손쉽게 출입할 수 있다 보니 각종 사고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가 하면 청소년들의 탈선 현장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오산 세교동에 거주하는 김모(72)씨는 "공장이 문을 닫고 방치된 지 오래됐다. 관리되지 않는 폐공장이라 함부로 들어갔다가 위험할 수 있다"며 "사유지고 어제 사고도 있었으니 외부인이 들어갈 수 없도록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 최모(58)씨는 "폐공장은 내부를 볼 수 없고, 인적도 없어서 몰래 들어갔다가 사고라도 나면 대처할 수 없다. 청소년들이 일탈을 벌일 수도 있다"면서 "불법 침입을 막기 위해 안내문이나 울타리로 출입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할 지자체에선 권한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오산시 관계자는 "시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시설물 관리를 하고 있지만, 법에 따라 폐공장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폐공장 내 사고는 이번이 처음인데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폐공장 추락사고의 책임소재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촬영 과정에서 안전 수칙 미준수 정황이 발견될 경우 책임자에게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