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에 공개되는 마지막 날
눈에 담으러 각지서 찾아와
개장 10분 만에 '4시간 대기'

'용인푸씨' '푸곰주'로 불리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일반에 공개되는 마지막 날인 3일, 용인 에버랜드엔 개장 전부터 셀 수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을 두 눈에 담기 위해 전국 각지의 푸바오 팬들이 에버랜드를 찾은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 무렵 방문한 에버랜드 정문 유료 주차장은 개장 30분 전인데도 만차였다.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셔틀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무료 주차장에도 금세 차량이 들어차는 모습이었다.
에버랜드 정문도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관람객이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이날 첫 고객은 오전 3시 30분에 왔다. 많은 인파에 개장 전부터 "안전한 보행을 위해 절대 뛰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천천히 걸어서 이동해주길 바란다"는 안내 방송이 수시로 나왔다.
오전 10시가 되자 대다수 관람객들은 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푸바오가 있는 판다월드 방향이다. 삽시간에 정문 인근에 위치한 유모차 대여소까지 긴 줄이 형성됐다. 대기 시간 안내판엔 '250분'이 적혀 있었다. 개장 10분 만에 4시간 넘는 대기 줄이 발생한 셈이다.
곧바로 푸바오를 보기 힘든 상황인데도 줄을 선 관람객들의 표정은 밝은 편이었다. 긴 대기를 예상이라도 한 듯 접이식 의자를 챙겨 온 이들도 상당했다. 푸바오와의 마지막 만남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일제히 기다림을 택한 것이다.
수원에서 왔다는 A씨는 "힘든 일상 속 위안을 준 푸바오의 마지막을 눈에 담으려고 오전 9시부터 에버랜드 입구에서 기다렸다"면서 "지난번에 왔을 땐 대기 시간이 2시간 가량이었는데, 오늘 대기가 확실히 길지만 끝까지 기다려 푸바오 모습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성 동탄에서 왔다는 정모(22)씨도 "푸바오를 보러 에버랜드에 10번쯤은 왔는데 이렇게 대기를 하는 건 처음이다. 이 시간에 놀이기구를 타면 여러 개를 타겠지만, 오늘만큼은 푸바오를 위해 시간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중국으로 반환되는 푸바오의 안녕을 바라는 이들도 많았다. 인천에서 온 최모(23)씨는 "푸바오는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존재"라며 "그동안 행복을 줘서 너무 고맙다. 중국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보러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푸바오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다.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 연구 협약'에 따라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옮겨진다. 푸바오 역시 이날 판다월드 출근을 끝으로 본격적인 중국 이동 준비에 돌입한다. 지난 2021년 1월 4일 처음으로 관람객을 만난 지 1천154일만이다.
→ 관련기사 (#영원한아기판다 #푸바오 #짜이찌엔)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