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태동지서 미래 반도체 이끄는 '온세미코리아'
국내 첫 생산업체 '50년간 동행'
SiC 전력반도체 세계적 선두주자
'글로벌 최대규모' 생산거점 성장
회사 차원 '문화예술·체육' 후원
1부서 1홀몸노인 자매결연 활동
녹색기업 인증 20년 유지 '자랑'

지난 1월 26일은 한국, 그리고 경기도 경제에 매우 의미 있는 날이었다. 현재 경기도를 넘어 한국 경제의 핵심이 된 반도체가 국내에 뿌리내린 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1974년 1월 26일, 국내 첫 반도체 회사인 한국반도체는 부천시 도당동에 문을 열었다. 그리고 50년이 흐른 지금, K반도체의 태동지엔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온세미의 한국지사가 들어서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임에도 온세미코리아는 한국반도체의 역사를 잇는 회사로서 자부심이 크다고 했다. 이런 점이 지역사회와의 오랜 상생 행보로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 여러 지사를 둔 온세미의 핵심 지사이면서, 부천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 부천공장의 반백년, 온세미코리아가 꽃피워
지난달 23일 찾은 부천시 도당동 온세미코리아엔 50년 전 한국반도체 공장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임직원들도 한국반도체로부터 비롯된 50년 역사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1월 26일 한국반도체 50주년을 기념해 사내에 포토존을 마련하는 등 자체 이벤트를 연 것도 그와 같은 마음에서 기인했다.
강병곤 온세미코리아 대표는 "저희가 있는 부천시 도당동은 한국 최초의 반도체 생산업체인 한국반도체의 설립지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시작했고, 또 같이 발전해온 곳이다. 한국 반도체 역사의 태동지인 이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를 토대로 온세미코리아는 지속적인 발전과 혁신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부심은 비단 50년사(史)에 동행해 왔다는 점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온세미는 미래 반도체로 주목받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의 세계적인 선두주자인데 각국에 위치한 지사 중 부천에 위치한 한국지사가 가장 핵심 사업장이다. 대표 제품인 SiC 전력반도체 상당부분을 부천 도당동에서 생산한다. 다시 말해 온세미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중심 사업장인 셈이다.
해외 다른 사업장들과 비교했을 때도 한국지사가 매출 규모는 물론,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과 기술력 등이 가장 뛰어나다.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외국계 기업 중 R&D센터와 제조시설을 모두 운영하는 한국지사는 온세미코리아가 유일하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해 10월엔 도당동 부지에 S5라인을 건설, 세계 최대 규모로 SiC 반도체 제조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머지않아 세계 최대 규모로 SiC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거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온세미코리아 측 설명이다.
일반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는 더 높은 전압에서 쓰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팽창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SiC 전력반도체를 주목하는 이유다. 전기차의 성능을 높이려면 전압을 상승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높은 전압을 버틸 수 있는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전기차 충전기도 마찬가지다.
탄소 중립과 더불어 수요가 많아진 태양광 발전 설비에도 SiC 반도체가 쓰인다. SiC 전력반도체 개발·생산에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온세미, 그리고 핵심 기지인 한국지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더해 전력 반도체의 패키징(웨이퍼 형태로 생산된 반도체를 각종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후공정 작업) 측면에서도 시장에서의 주목도가 높다.
강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SiC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 효율성 등을 바탕으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세계 전력 반도체 패키징 기술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직원 60%가 부천 거주… 명실상부한 부천 기업"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적지 않지만, 온세미코리아의 특별함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에서 기인한다. 회사 차원에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FC 등 지역 대표 문화·예술사업과 체육활동을 후원하는 한편 임직원들 스스로도 지역사회에 꾸준히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한 부서당 1명의 독거노인과 자매결연을 맺고 후원하는 '1부서 1홀몸노인 자매결연' 프로젝트다. 주기적으로 기부하는 직원이 500명 가량인 점도 자랑할 만한 점이다.
온세미의 사회공헌재단인 '기빙 나우(Giving Now)'의 매칭그랜트 지원 역시 온세미코리아가 지역사회에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됐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은 곧 직원들과 기업의 성장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게 강 대표의 신념이다. 온세미코리아의 직원 60%는 현재 부천에 거주하고 있다. 부천시민이기도 한 직원들이 회사의 활동에 자부심을 느끼고 지역 전반에서도 자랑할만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게 궁극적으로 회사 이익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얘기다.
강 대표는 "결국 저는 기업인이고, 온세미코리아는 기업이다. 모든 활동은 기업의 이윤에 도움이 되고 종업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이어야 한다. 저희는 다른 외국계 기업보다도 확실히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 많은 투자를 한다. 최근 몇년 새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SiC 전력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난데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우리의 오랜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드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는 게 온세미코리아 측 설명이다.
강 대표는 "녹색 기업 인증을 지난 20년간 유지해 왔다는 것은 우리의 큰 자부심이다. 그만큼 직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직원들의 생산성이 높게 유지돼야 기업도 적기에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그래야 이윤을 내고 시장을 선도해 지속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며 "이런 점들이 온세미코리아를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게 한다고 여긴다. 나아가 회사의 성장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시장, 지역사회의 발전에 두루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