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의 나라, 덴마크에서 배운다·(上)] 탄소중립과 해상풍력
1970년대 오일쇼크 뒤 집중 육성
전체 전력 생산량 중 81.4% 달해
풍력, 53.6%로 재생에너지 '최고'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은 세계 첫 탄소중립 도시다. 2009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2025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정부 목표 연도인 2050년보다 5년 빠른 '2045 탄소중립 비전'을 2022년 12월 발표했다. 인천시는 이 로드맵을 이행하기 위한 정책으로 국내외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인천보다 앞선 길을 걸어온 덴마크 코펜하겐 사례를 통해 인천 해상풍력사업의 가능성과 과제 등을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 편집자 주
덴마크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 코펜하겐 도심에서 카스트럽 국제공항 방향으로 가는 해안도로에서 동측 해상에 해상풍력 발전기 여러 대가 눈에 들어왔다. 미들그룬덴(Middelgrunden) 해상풍력단지다. 수도 외곽의 국제공항을 향하는 길에 설치된 풍력단지가 익숙하게 느껴지지 않고 낯설었다.
이날 코펜하겐은 바람이 강했다. 10여개의 해상풍력 발전기 날개가 쉴 새 없이 돌았다. 이 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 코펜하겐 주민이 이용한다.
덴마크가 친환경에 주목한 시기는 1970년대다. 국가 에너지원의 99%를 수입에 의존했던 '에너지 빈국' 덴마크는 1973년 오일쇼크(석유파동)를 겪으며 휘청거렸다. 덴마크는 이를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집중했다. 덴마크는 난방과 전력 발전용 연료로 사용하던 화석연료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 왔는데, 그중에서도 '풍력발전'에서 답을 찾았다.
덴마크 에너지청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덴마크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재생에너지로 얻은 전기 비율이 81.4%로 역대 가장 높았다. 특히 풍력발전 비율은 53.6%로 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덴마크 해상풍력사업 국영기업 '오스테드'(Orsted) 본사를 방문해 해상풍력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오스테드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환한 대표 기업이다.
오스테드는 과거 동 에너지(DONG Energy) 시절 석탄화력 발전에 의존해 수익을 얻던 회사다. 그러나 2012년부터 석탄 산업의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산업 전환에 나섰다. 석탄 관련 기업들을 매각하는 등 사업을 정리했고, '2040년 넷 제로(Net-Zero·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동시에 해상풍력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 오스테드는 전 세계에서 28개 해상풍력단지를 운영하는 글로벌 해상풍력 1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덴마크 현지에서 만난 유상근 오스테드코리아 규제·정책 총괄은 "오스테드는 과거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등처럼 100% 석탄화력 발전에 매진하던 회사였으나 최근엔 확고하게 세계 1위 재생에너지 회사로 거듭났다"며 "지난해 기준 8.9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고 있고, 2030년까지 20~22GW 정도를 보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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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