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아이 학교밖 불안했는데 만족"
일부 "돌봄교실부터 확대" 아쉬움
교실 모자라… 수업 직후 나가기도
"색연필로 독수리 그렸어요."
5일 오후 2시30분께 찾은 수원시 권선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1학년생 홍모 군은 웃으며 말한 뒤 친구들에게로 달려갔다. 새 학기가 시작된 오후의 초등학교 운동장은 1학년과 6학년 학생들이 어우러져 노는 모습이었다.
경기도에서 1학년을 대상으로 2시간씩 돌봐주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전면 시행하면서, 초등학생들의 하교 시간이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학교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대체로 늘봄교실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정모(45)씨는 "e-알리미(스마트 공지 시스템)로 늘봄교실이 필요하면 신청하라는 공지가 와서 했다. 아이가 1학년이다 보니 학교 밖 센터를 보내기 불안한데, 학교에서 봐주니까 안전하고 만족스럽다"고 했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기존에 진행하던 돌봄교실부터 강화했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은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으로 돌봄인력과 자원을 분산하는 게 아니라, 돌봄교실부터 정원을 늘리는 등 강화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3학년 학부모 김모(45)씨는 "아이가 1~2학년 땐 돌봄교실에 참여했는데, 3학년은 티오(일정 규정에 의해 정한 인원)가 줄어 맞벌이면서 다자녀인 경우만 가능해 떨어졌다"면서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해 영수학원을 새로 등록했는데, 5교시인 날은 아이가 도서관에서 혼자 있다가 학원에 가는 상황이다. 돌봄교실부터 확대 적용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늘봄교실 시작 전부터 제기됐던 학내 공간 부족 문제가 현실화된 곳도 있었다. 같은 지역 다른 초등학교는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이 부족해, 1학년 교실 두 곳을 활용하고 있었다.
해당 학교 교사 A씨는 "아이들이 학교에 남아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교실이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사용되면서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자마자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특히 교실은 딱딱한 책상과 의자가 있는 등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공간조성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늘봄교실을 운영하니 이런 문제가 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늘봄학교의 운영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파주시의 동패초등학교를 찾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장기적으로는 맞춤형 프로그램과 늘봄교실, 방과후학교를 자연스럽게 통합 운영하는 것이 늘봄학교 정책의 큰 그림"이라면서 "처음부터 완벽하기는 어렵겠지만,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가면 된다. 늘봄학교가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도란·목은수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