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기업 인식 勞心 향방에 쏠린눈
부평 물론 계양구서도 접점 앞세워
노조원 절반 이상 북부권에 거주중
관련 정책 질의서·현안논의 자리도

003.jpg
인천 부평구·계양구·서구 등 북부권 국회의원 선거 출마자들이 한국지엠(GM) 부평공장 등 노동자 표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5일 오후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을 지나고 있는 노동자들. 2024.3.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부평구를 포함한 북부권 지역 국회의원 선거 출마자들이 한국지엠(GM) 부평공장을 중심으로 노동자 표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심(勞心) 향방이 4·10 총선에서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우자동차를 전신으로 하는 한국GM은 '인천기업'이라는 인식이 지역사회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GM에 인수되면서 지역을 잇는 연결고리가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지역 대표 제조사로 갖고 있는 상징성이나 영향력은 여전히 적지 않다.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퉈 한국GM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공약을 내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GM이 자리 잡은 부평구뿐만 아니라 계양구 출마 후보들도 한국GM과 접점을 앞세워 선거전에 활용하고 있다.

계양구을 국민의힘 원희룡(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는 지난달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하면서 과거 인천과 인연을 언급했다.

원 후보는 "스물한 살에 부평 키친아트 공장에서 일할 당시 지역 경제를 견인하던 대우차의 기억이 뚜렷하다"며 "계양구민이 만든 쉐보레를 타고 다니며 지역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부평구을 더불어민주당 박선원(전 국가정보원 1차장) 후보도 최근 부평공장에서 출고하는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계약하면서 선거 유세 첫 일정을 소화했다. 박 후보는 "한국GM은 부평구 경제 활성화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며 "노동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선원 후보와 경선을 앞두고 있는 이동주(비례대표) 후보는 한국GM 전·현직 간부, 대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한국GM 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부평구 지역 출마자들은 한국GM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한국GM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기지 전환, 미래차 관련 산업 육성 등을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노동자 표심 공략에 열을 올렸다.

부평구 등 인천 북부권 후보들은 한국GM 노동자들의 지지를 얼마나 얻느냐에 따라 향후 표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GM 노조에 따르면 현재 한국GM 부평공장 노조원 수는 약 9천명으로 이들 중 부평에 약 30%가 거주한다. 계양·서구 일대까지 포함하면 전체 노조원의 절반 이상이 북부권에 살고 있다고 한다. 한국GM 비조합원, 협력사 직원까지 포함하면 약 3만명이 넘는 노동자가 인천에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유권자다.

한국GM 노조도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자 북부권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국GM과 관련한 정책 질의서를 보내고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한국GM의 본질적인 문제인 '전통 산업군을 어떤 방식으로 전환하느냐'에 대해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후보에게 정당 관계없이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후보들과 노조 대표들이 모여 한국GM 관련 정책 토론회를 열고 지역사회 상생 방안에 대해 협의하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202403060100004930000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