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불확실·복잡·모호성 글자 딴
군사용어, 글로벌 정치·경영에 적용
기득권 붕괴,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늦은 100점보다 빠른 80점 전략 유리
개념 뒤집는 돌파역량으로 재도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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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경영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있다.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는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의 머리글자를 딴 군사용어이다. 2차 대전 후 소련의 붕괴로 '미소 냉전'의 위험요인이 사라지고 예측하기 힘든 새로운 위험과 도전의 환경을 설명하는 개념이었고 글로벌 정치 경영 환경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소련의 붕괴와 유럽연합의 본격적 출범, 제3의 물결로 일컬어지던 정보혁명시대를 거쳐 4차 산업혁명과 중국의 부상으로 미중 갈등이 혼란의 새로운 경제환경을 만들었고, 이어 발생한 코로나19로 세계의 질서가 한 번 더 바뀐 격동의 시대에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전쟁은 끝을 예단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고, 한반도는 북한의 심상치 않은 태도 변화와 돌발적 군사행동의 위협에 불안하다. 미국은 11월 대선 경쟁을 앞두고 MAGA(Make America Great America)를 기치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2기 트럼프의 가능성에 대해 혼란스럽고, 세계 경제는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야말로 VUCA의 진수를 보고 있는 듯하다. 더욱이 AI의 급속한 진화로 세계 사회는 더 빠르게 많이 변화하고 복잡하고 모호해지고 있다.

이에 대비해야 할 기업의 경영전략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이다. 과거의 평온하고 안정적 환경을 배경으로 한 낡은 지식과 경험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스마트폰이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세상의 질서를 바꾸었듯이 VUCA는 오히려 부정적이기 보다 견고한 기득권을 붕괴시키고 새로운 기회의 장을 만드는 동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돌파역량과 차별화된 경영전략이 요구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것에는 차별화된 역량에 더해 도구를 잘 사용하는 능력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 산재해 있는 지식과 기술, 성과 등을 연결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을 향상시키는 일이 절실한 때이다. 또한 타당한 목표설정과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방향전환 역량과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VUCA 시대에는 완벽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에도 환경이 바뀌기 때문에 늦은 100점 보다는 빠른 80점 전략이 유리하다. 어느 정도 타당한 아이디어를 빨리 시도한 후 시행착오를 통해 빠르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조직운영의 기술이다. 현실 손실을 두려워해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기회 창출의 새로운 시도를 위한 과감한 목표설정도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모호한 경영환경에서는 매우 중요한 돌파역량이다.

짐 콜린스의 BHAG(Big Hairy Audacious Goal)는 크고 거칠지만 담대한 목표를 성취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만들어 준다. 호기심과 무모할 정도의 원대한 경영자의 포부를 구체적 현실로 전환 시켜주는 효과적인 경영장치로의 도입은 물론 조직을 활성화해서 장기적으로 조직의 기본적 역량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테슬라 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인류가 지구 외 행성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다'는 무모하고 거칠고 담대한 목표를 현실로 만든 세계최초의 상용 우주선 SpaceX를 탄생시켰다. 구글은 '온 세상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로, 페이스북은 '전 세계를 가깝게 연결한다'로 BHAG를 달성했다. 가깝게 우리는 손흥민, 김하성 등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스포츠 스타를 배출했고 삼성, LG, 현대 등 세계 일류 기업을 탄생시킨 위대한 저력을 과시했다. BHAG를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힘을 모으고 움직이며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따른 적응력도 함께 갖추어 나가는 노력이 VUCA시대를 이겨나가는 또 하나의 좋은 경영전략일 수 있다.

세상이 변했고 따라서 일하는 방법도 변해야 생존한다. PDCA(계획, 실행, 평가, 개선)에 익숙한 일 처리 방법만으로는 VUCA에 대응할 수 없다. BHAG로 개인 차원은 물론 업계의 개념을 뒤집는 돌파역량으로 다시 한번 도약하자!

/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