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 미분양 사례 속출
올 1월 ‘6069가구’까지 증가
준공된 악성 물량 8.5% 상승
공사비 높아져 분양가도 올라 영향
경기도 민간아파트 청약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아파트 물량도 쌓이고 있다. 새해 들어 미분양 물량은 6천가구를 넘겼고, 소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1천가구를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시·군·구별 미분양 현황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경기도 미분양 물량은 6천69가구로 집계됐다. 전달인 지난해 12월 5천803호 대비 4.6%(266가구) 증가한 수치다. 그나마 부동산 경기가 매우 위축됐었던 지난해 1월(8천52가구)과 비교하면 24.6%(1천983가구) 줄었다.
최근 1년간 경기도 미분양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1월엔 8천52가구였다가 2월 7천288가구, 3월 6천85가구, 4월 7천480가구, 5월 6천958가구, 6월 7천226가구, 7월 6천541가구 등 6~7천가구 사이를 오갔다. 그러다 8월 5천401가구, 9월 4천971가구, 10월 4천726가구, 11월 4천823가구로 다소 나아지는가 싶더니 12월에 5천803가구로 증가했고 올 1월엔 6천69가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미분양 물량이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엔 점차 소진되는 양상을 보이다 새해 들어 다시 늘어난 셈이다.
올 1월 기준 경기도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용인이다. 1천1가구가 입주자를 찾지 못했다. 이어 양주(848가구), 의정부(640가구), 김포(510가구), 안성(459가구), 부천(382가구), 남양주(378가구), 평택(361가구), 수원(203가구) 등 순으로 많았다. 대부분 지난해 민간아파트 분양이 두드러졌던 지역이다.
악성 미분양 물량도 증가세다. 지난 1월 공사완료 후 미분양된 물량은 전달 대비 8.5%(93가구) 늘은 1천182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595가구였던 경기도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같은 해 11월 1천69가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천가구를 넘겼다. 이후 지난 1월까지 악성 미분양 물량이 매달 늘었다.
지난해 12월 미분양 주택이 전월 대비 무려 152% 증가했던 인천시는 새해 들어선 그나마 5.4% 감소했다. 인천시의 경우 지난해 11월엔 1천298가구였던 미분양 주택 수가 12월에 3천270가구로 껑충 뛰었다. 이어 지난 1월엔 3천94가구로 176가구가 감소했다. 다만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지난해 11월엔 619가구, 12월엔 617가구, 올 1월엔 611가구를 기록하는 등 큰 변화가 없었다. 이로써 지난 1월 수도권 3개 시·도 중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 증가율이 가장 컸다.
경기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원인으론 분양가 상승이 거론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7억5천568만원으로 1년새 1억5천477만원 올랐다. 전국에서 분양가 상승이 가장 가파르다. 공사비와 노임비 상승세 속 분양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미분양 물량 또한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분양을 앞둔 단지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향후 미분양 물량 증가세를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3월 현재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도내에서 분양 일정에 돌입하는 단지는 광주, 평택, 용인 등 11곳에 달한다. 5곳에 불과했던 2월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청약시장에 한파가 부는 만큼 현재보다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