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서 '딱지치기 퍼포먼스' 환호
총선 여성후보 비율 상대적 저조
"각 정당, 성평등 공약 마련하라"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인천시청 본관 앞에서 딱지치기가 한바탕 벌어졌다. 광장 바닥에는 독박육아, 임금격차, 경력단절, 취업차별 등이 적힌 딱지들이 가득했다. 이곳에 모인 인천 여성단체 회원들은 힘껏 딱지를 내리쳤다. 마지막까지 뒤집히지 않던 '임금 격차'가 적힌 딱지가 마침내 뒤로 넘어가자 여성들은 환호했다.
인천 6개 여성단체가 결성한 인천여성연대는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에 출마하려는 22대 총선 후보자들은 여성 유권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성평등한 세상을 바란다며 독박육아, 취업 차별 등이 적힌 딱지를 뒤집는 퍼포먼스를 벌인 이들은 "후보자 공천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다가오는 총선 후보자 중에서도 여성 비율이 현저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각 정당은 여성 후보자 공천을 늘리고, 남성 후보자들도 성평등한 공약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여성연대 박명숙 대표는 "11개 광역·기초자치단체장, 21대 국회의원 13명 전원이 남성인 인천이 어떻게 여성 유권자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겠느냐"며 "인천은 구조적인 성차별이 정치권에 깊게 뿌리박혀 있고 지역성평등지수도 중하위권에 해당하는 성차별 도시"라고 지적했다. 매년 여성가족부가 측정하는 지역성평등지수에서 인천은 2020년부터 지금껏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인천여성연대는 이날 인천지역 유권자가 국회의원 후보자에게 바라는 5대 요구를 공개하며 "인천지역 여성 유권자들은 차별과 혐오를 타파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며, 돌봄사회와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국회의원을 원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인천을 포함한 12개 광역자치단체에서 활동하는 146개 여성단체는 '성차별 세상을 엎어(어퍼)버린다'는 의미를 담은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온라인 설문조사를 해 여성 유권자가 국회의원 후보자에게 바라는 메시지를 모아 지역별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인천여성연대는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서울시 청계광장에서 전국 여성연대 행진에 참여할 예정이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