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부회장 승진 18년 만에 회장 승진
“유통시장 큰 변화…강한 리더십 필요”
스타필드 등 변화 선도…‘정용진표 혁신’ 주목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 11월 부사장에서 부회장이 된 지 18년 만이다. 유통 시장이 발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정 회장 중심으로 리더십을 강화해 여러 대내외적 변화에 대응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정 회장의 승진 소식을 알리며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어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 정용진 회장 승진을 통해 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나가고자 한다”며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는 1등 기업으로 다시 한번 퀀텀 점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 설명대로 유통 시장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쿠팡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크게 성장했고, 급기야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계 이커머스 역시 국내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건설 경기 침체로 이마트 산하 신세계건설의 손실이 무려 1천878억원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정 회장 ‘원톱’ 체제로 혁신을 이루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 정 회장은 그간 여러 변화를 선도해왔다. 2016년 하남에 첫 선을 보인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가 대표적이다. 경기도를 중심으로 꾸준히 문을 열어왔고 가장 최근엔 ‘스타필드 2.0’을 표방한 스타필드 수원이 개점했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 쇼핑몰의 개념을 재정의했다.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이에 더해 현재 화성 송산그린시티에 테마파크·워터파크·골프장·숙박시설·스타필드·공동주택 등을 집약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 2021년엔 인천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 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해 SSG랜더스를 탄생시켰다.
한편 정 회장이 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다시 맡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인사에서 정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 이동했다. 기존대로 신세계그룹 총수는 이명희 총괄회장이 맡는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