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전… 한전 수익 개선 유리
잇딴 전기 요금 인상으로 지난해 산업용 전기 판매 단가가 주택용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10일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2023년 1kWh(킬로와트시)당 산업용과 주택용 전기 판매 단가는 각각 153.7원, 149.8원이었다. 이는 산업용 전기 판매 단가가 106.6원, 주택용이 105원이었던 2019년 이후 4년 만에 있는 일이었다. 관련 통계가 나온 1961년 이후 산업용 전기 단가가 주택용보다 높았던 것은 2019년과 2023년 두 번 뿐이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한전의 적자 문제가 심각해진 점과 맞물려있다. 재정난 완화를 위해 한전은 2022년 이후 전기 요금을 6차례 올렸는데, 서민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 등에 주택용보다는 산업용 전기 요금을 더 많이 올렸다. 가장 최근에 전기 요금을 조정했던 지난해 11월엔 주택용 전기 요금은 동결하고, 대기업이 쓰는 대용량 산업용 전기만 kWh당 평균 10.6원 올렸다.
산업용 전기 판매 단가가 더 비싼 것은 한전의 수익 측면에선 유리하다. 지난해 한전의 전력 판매량 중 산업용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3%, 주택용 전기는 15% 정도다. 판매 원가도 산업용 전력이 주택용보다 비교적 더 낮다. 다만 기업 입장에선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2년 사용한 전력은 각각 2만1천731GWh(기가와트시), 1만41GWh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 요금만 수조원에 이르는 것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