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1석 추가, 연수·계양 일부 조정
뒤늦은 결정에 알기나 할지 미지수
유권자 정치적 관심 떨어질라 우려
국회의 4·10 총선 선거구 획정이 늦게 이뤄지면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선거구나 후보를 모르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국회는 지난달 29일 오후 본회의에서 인천 서구 의석을 1석 늘리고 연수구·계양구 선거구 일부를 조정하는 내용의 선거구 획정안을 통과시켰다. 총선을 41일 앞둔 시점에서 선거구가 정해진 것이다.
인천 서구 가정1동에 사는 김혜영(82)씨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도 정작 우리 지역 선거구가 어떻게 개편됐는지 몰랐다"고 했다. 바뀐 선거구를 확인하고는 "내가 사는 지역은 생활권이 청라인데, 청라가 새로운 선거구로 조정되면서 이 지역(가정1동)에 대한 정책 집중도가 다소 떨어질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 선거구는 기존 구도심과 청라1~2동으로 구성된 서구갑, 청라3동과 검단신도시 등이 포함된 서구을에서 서구 갑·을·병 3개 선거구로 나뉘었다. 크게 서구갑은 구도심, 서구을은 청라국제도시, 서구병은 검단신도시로 재편됐다. 서구 주민 증가로 의석이 늘어나면서 선거구당 면적·범위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정치권이 이전보다 촘촘하게 현안을 살펴보고 지역 맞춤형 정책을 내놓는 등 기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같은 변화와 달리 주민들의 정치적 관심은 크지 않다는 게 유권자들 얘기다. 특히 서울·경기지역으로 출퇴근·통학하는 인구가 많은 검단신도시의 경우, 후보나 공약에 대한 관심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진기 검단주민총연합회장은 "검단신도시 쪽은 서울 강서구나 김포 고촌 등지로 출퇴근하는 주민이 60% 이상 된다"며 "주민 생활권이 다른 지역인 데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다. 다른 곳과 비교해 총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계양구 지역 주민들도 바뀐 선거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계양구을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역구로, 국민의힘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보내면서 이른바 '명룡대전'이 성사된 곳이다. 선거구 획정으로 계양구갑에 있던 작전서운동이 계양구을로, 계양구을에 있던 계산1·3동은 계양구갑으로 조정됐다.
석정규(민·계양구3) 인천시의원은 "선거운동을 위해 이재명 대표와 작전서운동 단체, 주민에게 인사하러 가면 선거구가 조정된 걸 모르고 '왜 여기에 오느냐'고 물어보는 분이 많다"며 "다른 시의원 지역구인데 왜 제게 왔냐고 해서 바뀐 선거구를 설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수구는 연수구을에 있던 옥련1동, 동춘1~2동이 연수구갑으로 바뀌었다. 구도심은 연수구갑으로, 송도국제도시는 연수구을로 재편되면서 지역구와 주민 생활권이 비슷한 지역으로 조정됐다.
박정수(국·연수구 다) 연수구의원은 "연수구는 지역 간 집중해야 할 정책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생활권을 일치하도록 선거구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공감대가 있었다"면서도 "주민들이 최근 이뤄진 선거구 획정 결과를 얼마나 알고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 이후, 해당 선거구 주민들에게 홍보물을 보낼 수 있도록 후보들에게 알렸다"며 "각 기초자치단체에도 관련 내용을 공문으로 보내 변경된 사항을 알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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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