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취소·경선자격박탈 ‘억울함’
‘표 분산’ 예상 … 국민의힘 고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을 두 번 지낸 김진용 인천 연수구을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완주 의사를 밝혀 그의 선택이 연수구을 판세에 미칠 영향을 두고 지역 정가의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청장은 지난 11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선거에서 승리해 국민의힘으로 복당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통 거대 양당 소속 정치인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꺼리는 이유는 낮은 당선 가능성에 있다. 정치권에서는 거대 양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각각 20~30%로 추정하는데, 무소속은 중도층과 자신의 지지층에만 기대를 걸어야 한다. 무소속 출마 이후 당선되지 못하면 향후 복당 절차도 쉽지 않다.
김 전 청장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4년 전 제21대 총선과 같은 결과를 내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전 청장은 21대 총선에서 연수구갑에 출마해 경선에 승리했으나 공천이 철회된 경험이 있다. 당시 그가 발송한 14건의 선거 문자 가운데 2건에서 ‘인천경제청장’이 아닌 ‘경제청장’으로 표기해 허위사실로 선관위에 고발됐고, 당은 공천을 취소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김 전 청장을 포함한 3인 경선을 발표한 뒤 그의 경선 자격을 박탈했다. 출판기념회에서 1인당 1천원 이상 가격의 커피를 제공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됐기 때문이다. 김 전 청장은 가격이 높은 더치커피를 희석한 980원 단가의 커피라고 당에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전 청장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 출마하지 않으면 자신이 오랜 기간 입지를 다져온 송도국제도시(연수구을)에 다시 출마할 기회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 시각이다.
김 전 청장은 인천경제청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다. 인천시장이 바뀐 후 지난 2019년 인천경제청장 자리에서 내려올 때는 송도를 기반으로 한 8개 주민단체에서 김 전 청장의 임기 보장을 요구하며 1만5천명의 서명부를 낸 적이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 전 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송도 주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선거비 보전 득표율(15%)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연수구을 공천을 받은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표가 김 전 청장에게 분산돼,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정일영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진 민현주 전 연수구을 당협위원장도 경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 김 전 부대변인이 도움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기흥 예비후보는 “김 전 청장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제가 무소속 출마에 대해 언급하는 건 그분에게 실례”라고 말을 아꼈다.